스페인에 이어 포르투갈에서도 주거난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렸다. 주거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세입자의 목소리가 유럽 전역으로 커지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포르투갈 루사통신, 유로뉴스 등에 따르면 전날 수도 리스본에서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모여 생활비와 주택 가격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를 열었다. 시민들은 ‘이 월급으로 생활하기는 충분하지 않다’ 등이 적힌 팻말을 들고 임금 인상과 정부의 주택 정책 개선을 요구했다.
제2의 도시인 포르투에도 약 1500명이 모여 주거난에 항의했다. ‘스페인처럼 하자’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에 참가한 시민들도 있었다고 유로뉴스는 전했다. 한 시위 참가자는 루사통신에 “우리도 스페인 사람들처럼 집을 나와 거리로 나가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이번 시위는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라는 이름의 단체가 조직했다. 이 단체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성명을 통해 “소득의 절반은 주거비로, 나머지 절반은 필수 생활비로 쓰이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포르투갈의 집값 상승률은 유럽연합(EU) 최고 수준이다. EU 통계기구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포르투갈의 연간 주택 가격 상승률은 16.5%로, EU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현지 부동산 분석업체 콘피덴시알 이모빌리아리오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리스본의 임대료 상승률이 94%에 달한다고 집계했다.
스페인에서 지난달 87세 노인이 70년 넘게 살던 집에서 강제 퇴거당하며 촉발된 주거난 항의 시위가 EU 전체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시민들이 EU 집행위원회에 법안을 제안하는 유럽시민발의(ECI)에는 지난달 EU 차원의 세입자 보호, 투기 억제 등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와 1만5000명 이상이 서명했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10년간 EU 전역의 주택 가격은 60% 넘게 상승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