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규정 위반으로 중징계 위기에 놓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맨시티)가 리버풀 원정에서 완승하며 개막 6연승을 달렸다. 다만 맨시티의 거침없는 선두 질주 한편에서 구단을 둘러싼 논란이 정치권까지 번지고 있다.
맨시티는 12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열린 2026~2027 EPL 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리버풀을 3-0으로 꺾고 6전 전승과 함께 승점 18로 2위 아스널과 승점 격차를 3으로 벌렸다.
팽팽하던 경기는 리버풀의 퇴장으로 기울었다. 후반 17분 라이언 흐라벤베르흐가 제레미 도쿠의 역습을 막다가 두 번째 경고를 받고 그라운드를 떠났다. 맨시티는 후반 21분 엘링 홀란의 선제골로 수적 우위를 살렸다. 도쿠의 돌파 이후 가운데로 흐른 공을 홀란이 강하게 때려 골망을 흔들었다. 2분 뒤 도쿠가 추가골을 넣었고, 후반 33분 리얀 셰르키가 쐐기골을 터뜨렸다. 리버풀은 안방에서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이날 경기는 맨시티가 프리미어리그 독립위원회로부터 2009∼2010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8시즌 동안 무려 114건의 리그재정 규정을 위반했다는 유죄 판결을 받은 뒤 치른 첫 경기였다. 앞서 위원회는 맨시티가 2009년부터 9시즌 동안 상업 파트너와 ‘허위’ 이면계약을 맺어 9억파운드(약 1조6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불법으로 부풀렸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맨시티는 이에 불복해 지난 1일 결백을 주장하며 항소한 상태다.
이날 관중석에서는 맨시티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재정규정 위반을 조롱하는 걸개가 등장했고, 강등을 거론하는 노래와 야유가 이어졌다.
홀란은 경기 뒤 “이럴 때일수록 정신적으로 강해지고 하나로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할 수 있는 일은 좋은 축구를 하고 함께 싸우는 것이라며 압박 속에서도 집중력을 지킨 동료들을 치켜세우는 등 결속을 다졌다. 그럼에도 맨시티의 유죄가 확정될 경우 벌금과 승점 삭감은 물론 최악의 경우 프리미어리그에서 강등될 수 있다. 현재 쌓고 있는 승점이 언제 삭감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논란은 정치권으로 번졌다. 앤디 버넘 영국 총리가 맨시티의 아부다비 구단주 측이 떠나는 상황을 우려하며 지역경제에 대한 기여에 대해 의미를 부여하자, 일부 경쟁 구단은 항소 절차에 대한 정치적 개입 가능성을 우려했다. 야당은 버넘 총리에게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 시절 구단 측과 접촉한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버넘 총리는 관련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축구 규정과 지역 투자는 별개이며 독립적인 절차를 존중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맨시티는 연승 행진 속에서도 징계와 정치적 논란이라는 무거운 짐을 안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