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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미 테리가 받은 돈 출처는 국정원 최고위층”

美 검찰, 법원 제출 서면 통해 주장
27일 FARA 위반 혐의 재판 열려
국정원 “과거 정부 당시 발생한 일”

미국 연방 검찰이 미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한국 정부를 위해 일한 혐의로 2년여 전 기소한 수미 테리(사진) 전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과 관련, 그가 받은 자금이 ‘국가정보원(NIS) 최고위층’에서 나왔다고 주장했다.

 

11일(현지시간) 뉴욕 남부연방법원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달 28일 테리 측의 증거 배제 신청을 반박하기 위해 법원에 제출한 서면에서 이같이 주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중앙정보국(CIA) 분석관 출신의 한국계 대북 전문가인 테리는 외국인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혐의로 2024년 7월 기소됐다. FARA는 미국에서 외국 이익을 대변하는 사람은 법무부에 등록하고 활동을 보고하도록 규정하는데, 이를 지키지 않고 외국(한국)을 위해 일했다는 것이다. 서울 출신 이민자인 그는 2001~2008년 CIA에서 근무한 뒤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한국·일본 담당 국장 등을 역임한 인물이다.

 

검찰은 이번 답변서에서 “녹취와 피고인 진술을 종합하면 피고인은 국정원의 자금 지원이 자신의 급여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는 것을 인식했고, 해당 자금이 국정원 최고위층으로부터 나온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 상태에서 (당시 재직 중이던) 우드로윌슨센터에 자금의 출처를 숨기려 했다”며 “피고인 개인이 이익을 얻었다거나 국정원 고위급이 지시했다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피고인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답변서에서 핵심 증거와 사건 정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테리와 접촉한 국정원 핸들러(담당 요원) 3명의 실명을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외교관 직함으로 해외에서 활동하는 이른바 ‘화이트 요원’의 신상 정보를 노출한 것이나 마찬가지인데, 국정원이 미 본토에서 벌인 첩보 활동의 부적절성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검찰은 2024년 기소 당시 테리가 10여년에 걸쳐 국정원 등으로부터 고급 식사와 고가의 의류, 핸드백, 고액의 연구비 등을 받았다는 혐의를 설명하면서 공소장에 요원 모습이 찍힌 사진까지 공개한 바 있다. 테리 측은 자신과 한국 정부 관계자들의 접촉은 대북·한반도 정책 전문가로서 통상적인 업무 관계였으며, 검찰이 이를 FARA 위반 등의 증거로 제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국정원은 이번 미 검찰 주장과 관련해 “과거 정부 당시 발생했던 일로, 미 사법당국이 지금까지 법적 절차를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현 국정원이 관여할 수 있는 여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미국 사법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로나 G 스코필드 판사의 심리로 진행되는 이 사건은 치열한 증거 공방과 쟁점 조율을 거쳐 기소 2년 3개월 만인 이달 27일 배심원 재판이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