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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에도 ‘생명의 온기’ 전달될까 [김동환의 김기자와 만납시다]

갈수록 줄어드는 연탄 기부

전국 6만여 가구 한 달 1500만장 필요
4년 새 연탄 후원량 무려 59%나 급감
목표량 1.2%만 확보돼 시작부터 비상
공급가·물류비 상승에 나눔 부담 가중
연탄은행 “정부 차원 최소한 지원 필요”

아직도 연탄을 사용하고 있는 전국 6만여 가구가 겨울철 한 달간 필요로 하는 연탄은 1500만장에 달한다. 하지만 올겨울 연탄 나눔을 앞두고 밥상공동체 연탄은행(연탄은행)이 13일까지 확보하거나 기부를 약정받은 연탄은 전체 목표량의 1.2% 수준인 19만장이다.

연탄은행은 기부가 줄어도 지원 대상에서 어느 가구도 제외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지만 남은 목표량을 채워야 하는 현실은 녹록지 않다. 올겨울 취약계층의 난방을 지탱할 연탄은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까.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열린 ‘1500만장, 함께 만드는 생명의 온기’를 슬로건으로 하는 연탄 나눔 재개식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연탄을 전달하고 있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제공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열린 ‘1500만장, 함께 만드는 생명의 온기’를 슬로건으로 하는 연탄 나눔 재개식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연탄을 전달하고 있다.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제공

◆줄어든 연탄 기부… 4년 새 절반 수준

연탄은행은 지난 10일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개미마을에서 ‘1500만장, 함께 만드는 생명의 온기’를 슬로건으로 하는 연탄 나눔 재개식을 열었다.

행사에는 자원봉사자 100여명과 이창용 전 한국은행 총재, 강정애 전 국가보훈부 장관, 연탄은행 홍보대사 배우 정애리씨 등이 참여했다. 기동호 코리아에셋투자증권 회장과 한신우동, 여의도동행봉사단 등도 힘을 보탰다. 참석자들은 연탄 4000장을 지게에 싣고 개미마을 골목길을 누비며 나눔에 동참했다.

연탄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후원량은 215만4272장으로 전년(299만4243장)보다 28% 감소했다. 2021년의 527만8193장과 놓고 보면 4년 새 무려 59%나 급감했다. 기업이나 개인의 추가 후원이 없다면 겨울을 나기 어려워 보인다.

연탄 사용 가구는 통상 10월부터 이듬해 4~5월까지 약 7개월간 난방을 이어가며, 대체로 한 달에 200~250장을 사용한다. 민간 후원이 연탄 지원의 큰 축을 이루는 만큼 기업과 시민의 참여가 얼마나 빠르게 늘어나느냐가 올겨울 나눔의 규모를 좌우할 전망이다.

매년 10월 초쯤 기업과 단체의 사회공헌 계획이 구체화되고 모금을 시작하기 때문에 아직 연탄 확보율이 낮은 상황이다. 다만 올해는 연탄 공급가격 인상과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기업들의 사전 약정이 예년보다 신중한 편이라고 연탄은행 측은 전했다.

◆누구도 춥지 않게…비용 증가는 부담

연탄은행은 ‘한 가구도 얼어붙게 두지 않는다’는 원칙을 내세운다. 후원이 예상보다 적더라도 지원 대상에서 특정 가구를 제외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후원이 예상보다 저조하면 통상 한 번에 약 200장씩 전달하던 연탄을 100장 단위로 나눠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한다. 각 가정의 연탄광에 남은 물량을 수시로 확인하고, 부족한 물량은 동절기 동안 나눔 캠페인을 확대하고 후원을 유치해 보충한다는 계획이다.

한 가구도 지원에서 배제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위한 대응책인데 추가 후원에 따라 겨우내 필요한 연탄의 안정적인 공급이 달려 있다.

동절기 모금 상황과 상관없이 지원 가구 최소한의 난방 보장에 우선순위를 둘 방침인 연탄은행은 기업 임직원의 봉사와 연계한 후원, ‘연탄 한 장 1000원의 온기’ 시민 모금, 봉사에 참여한 이들이 다음 참여자를 추천하는 ‘온기 릴레이’ 캠페인 등을 이어갈 계획이다.

연탄을 구하는 과정 자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점은 부담이다. 올해 연탄 공급가격은 장당 100원 올랐다. 산비탈 고지대는 운반비까지 더해져 소비자 가격이 장당 약 1200원, 일부 지역은 1400원에 육박한다. 연탄은행 관계자는 “유류비와 인건비 상승까지 겹치면서 물류비 부담이 지난해보다 15~20% 커졌다”고 말했다.

◆연탄은행 “최소한의 안전장치 필요”

연탄은행은 기업과 개인의 후원 확대를 호소하는 동시에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허기복 밥상공동체 연탄은행 대표는 “연탄에 기대 겨울을 버텨야 하는 기후위기 취약계층 어르신들이 우리 곁에 있다”며 “이분들이 겨울을 잘 날 수 있도록 연탄을 땔 수 있는 최소한의 제도적 안전장치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어 “연탄은행은 민간 차원의 복지 안전망으로서 제도의 손길이 미처 닿지 않는 달동네 골목 구석구석까지 발로 뛰며 가장 촘촘하고 따뜻한 지원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