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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보란 듯…노벨평화상 수상자, ICC 찾아 격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한 고강도 제재에 나선 가운데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나비 필라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아카네 도모코 ICC 소장을 만나 환담했다.

 

13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필라이는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C를 방문해 미국 제재로 존폐 위기에 놓인 ICC 직원들을 격려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나비 필라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왼쪽 두 번째)가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찾아 아카네 도모코 소장(왼쪽 세 번째) 등 ICC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ICC 제공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나비 필라이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왼쪽 두 번째)가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형사재판소(ICC)를 찾아 아카네 도모코 소장(왼쪽 세 번째) 등 ICC 관계자들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ICC 제공

필라이는 이날 약 900명의 직원들 앞에서 “여러분의 연민과 용기로, 죄를 저지르고도 처벌받지 않는 상황을 용납하지 않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며 전쟁범죄 등을 처벌하는 ICC 역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일본 출신 아카네 소장은 필라이에게 노벨평화상 축하 인사를 건네며 “항구적인 평화의 초석으로서 국제사법이 수행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이 인정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법률가인 필라이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ICC 판사로 재직하며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수단 서부 다르푸르에서 벌어진 전쟁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 등에 관한 심리에 참여했다. 현재는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미얀마 군부의 로힝야 집단학살 혐의 사건 특임판사로 활동하고 있다.

 

필라이는 지난 10일에도 미국을 겨냥해 “특정 국가가 ICC 판사의 사법 판단을 이유로 제재를 발표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미국은 지난 8월 ‘ICC의 권력 남용’을 이유로 아카네 소장 등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 그간 트럼프 행정부는 ICC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한 미국 군인의 전쟁 범죄 수사를 승인하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대해 전쟁 범죄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것 등을 비난해왔다. 특히 ICC에 가입하지도 않은 미국, 이스라엘 국민을 수사 대상에 올린 것이 ‘관할권 위반’이자 ‘주권 침해’라는 입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일에도 ICC 제재에 나서 미국 관할 지역에 있는 ICC의 모든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 기업과 개인은 6개월 내로 ICC와의 거래를 끊어야 한다. ICC 출신 판사에 밀려 올해도 노벨평화상 수상이 좌절된 트럼프 대통령이 ‘뒤끝’을 보인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