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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장밋빛 환상 버릴 때…거래량 감소·강제경매 증가 주목해야” [잘살아보세]

용적률 높여도 기반시설·공사비에 수익성 한계
서리풀 등 신규 공급에 주택 수요 분산 가능성
12월 세제 개편 변수…다주택자 매물 증가 우려

서울 집값 상승세와 주택 공급 부족 우려가 이어지면서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활성화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여야가 관련 규제 완화를 위한 법안을 잇달아 내놓은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도 용적률 상향과 정비사업 촉진을 통해 2031년까지 서울에 31만가구 착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비사업 활성화 정책이 실제 사업 추진으로 이어지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건축을 추진하는 노후 건물 너머로 신축 아파트 단지와 빌라 밀집 지역이 대비를 이루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재건축을 추진하는 노후 건물 너머로 신축 아파트 단지와 빌라 밀집 지역이 대비를 이루고 있다. AI 생성 이미지

 

한문도 명지대 실물투자분석학과 겸임교수는 세계일보 유튜브 콘텐츠 <잘살아보세>에서 “정치권의 지원 의지와 별개로 사업성이 확보되지 않는 정비사업은 추진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 교수는 “과거처럼 재건축에 투자해 무조건 자산을 불리던 장밋빛 시대는 이미 끝났다”며 “매매·전세·월세 거래량의 동반 감소와 강제경매 증가 등 시장의 위험 신호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다음은 인터뷰 영상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한 내용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주택공급 공동협력 협약식 및 특별공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주택공급 공동협력 협약식 및 특별공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와 서울시가 용적률 상향 등으로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이런 정책이 사업성 개선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적률을 올려 조합원의 분담금을 줄여주려 하지만 현실적인 딜레마가 크다. 용적률이 300%를 넘어가면 차량 통행 등 도시 기반 시설에 심각한 과부하가 걸리기 시작한다. 서울시도 이를 섣불리 꺼내지 못하고 있다. 용적률을 높여 분양 수익이 늘어나는 것처럼 보여도 결과적으로 도로 등 기반 시설 확충 비용을 감당하고 나면 실제 수익성이 기대에 못 미치는 현장도 적지 않다. 결국 정치권의 지원 의지와 무관하게 사업 자체의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는 단지는 쉽게 진도를 내기 어렵다.”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에서는 오히려 분담금이 수억원씩 늘고 있다. 지금 재건축에 투자해도 괜찮은가

 

“1970~1980년대 지어진 아파트처럼 재건축으로 자산을 두 배씩 불리던 장밋빛 시대는 지났다. 당시엔 기본 용적률이 70~120% 수준이라 사업성이 좋았지만, 지금 재건축을 추진하는 곳들은 대부분 이미 180~200% 수준이라 분양가가 크게 오르지 않으면 수익성이 나오지 않는다. 게다가 오는 12월 거주·비거주 세제 개편안이 확정되면 투자 목적으로 진입했던 다주택 조합원들이 매물을 대거 쏟아낼 가능성도 있다. 거시적 경제 변수도 얽혀 있기 때문에 지금은 섣불리 투자에 나설 적기가 아니다.”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의 모습. 뉴시스
서울의 한 다세대 주택 밀집 지역의 모습. 뉴시스

 

―2026~2027년 수도권 입주 물량이 부족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 가능성은 없나?

 

“부동산의 대원칙인 수요와 공급의 법칙은 경제학의 ‘세테리스 파리부스(다른 조건이 일정하다면)’라는 전제하에 성립한다. 하지만 지금은 그 조건들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가령 금리가 10%까지 치솟는다면 아무리 공급이 부족해도 대출 부담 때문에 집을 사려는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 그만큼 금리는 핵심 변수다. 또한 강남 서리풀 지구 핵심지에 12억~13억원대의 반값 아파트 같은 매력적인 대체재가 공급된다면 기존 주택을 향하던 수요는 분산될 수밖에 없다. 2026~2027년 수도권 입주 물량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고금리나 3기 신도시 등 수요를 줄이는 요인이 맞물리면 시장은 전혀 예상치 못한 하락장으로 접어들 수 있다.”

 

―서울 아파트값이 10월 첫째 주 기준 87주 연속 상승했고, 전셋값도 오르고 있다. 그런데도 집값 하락을 경고하는 근거는 무엇인가

 

“부동산 시장에서 매매, 전세, 월세는 서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균형을 맞춘다. 보통 매매 거래가 줄면 전세 수요가 늘어나기 마련인데, 올해 6월부터 9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세 가지 거래량이 다 같이 감소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집값이 소비자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임계점에 다다르면서 시장 참여자들이 움직임을 멈춰버렸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시장이 동맥경화에 빠지면서 급한 매도자들의 물건이 처분되지 못해 최근 서울의 강제경매 지표마저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는 하락 반전을 알리는 매우 뚜렷하고 중요한 신호이므로 무주택자라면 연말 전후의 금리 방향과 대출 규제 여파를 살피며 차분히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