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1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국정감사에서 수사역량 부족을 질타하며 오동운 공수처장의 자진 사퇴 및 조직 폐지 필요성을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공수처의 능력 부족 탓에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처벌을 피했다고 주장했고, 국민의힘은 김현지 청와대 제1부속실장 수사에 착수하라고 공수처에 촉구했다. 헌법재판소 국감에선 이재명 대통령의 ‘골프 회동’이 도마에 오르며 여야 간 가시 돋친 설전이 벌어져 한때 국감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3년간 한 것 없어” “없어질 기관”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공수처가 채널A 사건을 5년 만에 각하 처분한 점을 문제 삼으며 “한동훈이 수사도 안 받고 유유히 빠져나가 국회의원이 되고, 국회를 굉장히 흙탕물로 만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한규 의원은 지귀연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의 향응 수수 사건에 1년 걸렸다며 “(공수처 출범 후) 직접기소 사건이 8건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김기표 의원도 공수처 수사 대상을 판검사와 경찰로 좁혀야 한다면서 “공수처도 키우고 중대범죄수사청도 키워 부패범죄에 대응하는 건 비효율”이라고 했다. 박지원 의원은 “한동훈 (수사) 제대로 했냐”며 “오 처장 능력이 안 된다. 부족함을 인정하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오 처장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국민의힘도 공수처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드러냈다. 곽규택 의원은 “부실한 수사 실적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의미 없고, 공수처는 폐지돼야 할 기관”이라고 비판했다. 주진우 의원은 “김현지 실장, 강훈식 비서실장 등은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됐지만 아무것도 안 했다”며 청와대 인사들에 대한 수사 착수를 촉구했다.
주 의원은 이 대통령의 가족 동반 골프비용 출처를 밝히라고 오 처장에게 요구해 여당의 거센 반발을 샀다. 박지원 의원은 주 의원이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법무비서관일 때 “끽소리 못했다”며 “나 같으면 ××한다”고 해 논란이 됐다.
◆與는 ‘曺 탄핵’ 野는 李에 “사이버레커” 설전
헌재 국감도 여야 감정싸움으로 흘렀다. 민주당 김한규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조 대법원장의 제청권을 침해한 것은 위헌이라는 국민의힘의 권한쟁의심판 청구는 “청구인적격이 없어 각하한 선례가 있다”며 헌재의 조속한 판단을 촉구했다. 박균택 의원은 조 대법원장의 재제청 요구 거부를 정조준했다. 박 의원은 “헌법에 대법원장의 제청권이 규정돼 있지만 더 상위의 개념, 최종 판단권은 대통령의 임명권에 있다고 본다”며 “대통령이 임명을 안 하면 그만이지, 제청권이 침해됐다고 따지는 것은 문제 아니냐”고 했다.
김용민 의원은 21대 대선을 앞두고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신속심리해 유죄 취지 파기환송한 것은 “대선 개입”이며, ‘대법관 격려금’ 지급은 “위법”이라고 못 박았다. 그러면서 “만약에 (조 대법원장) 탄핵으로 가게 되면 철저하게 재판해야 한다”고 헌재에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황제 골프’ 의혹 제기로 대여 공세를 이어갔다. 주진우 의원은 “황제 골프 문제 제기를 했더니 청와대에서 지령받은 것도 아니고, 민주당이 단체로 발작 버튼이 눌렸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주 의원은 “사이버레커”라는 여권의 비판엔 “진짜 막말의 달인과 사이버레커는 이 대통령”이라며 “형수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한 사람 아니냐”고 했다. 이 대통령의 잦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을 겨눠선 “업무시간에 SNS 중독 걸린 사람이 누구냐”며 “일반 국민 박제·차단하는 거야말로 사이버레커”라고 했다.
주 의원 발언에 민주당 의원들이 언성 높여 항의하자, 김태규 의원을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맞불을 놓으면서 국감장은 한때 아수라장이 됐다. 이 과정에서 주 의원은 “민주당 버르장머리를 고쳐놓겠다”고 했고, 민주당 의원들은 “부끄러운 줄 알라”고 소리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