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첫 공판준비기일에 재판부가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검 권창영)의 공소장에 “중대한 흠결이 있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재직할 당시 한동훈 검사장(현 무소속 의원)에 대한 수사·감찰을 방해한 혐의로 고발된 사건을 고발장 접수 5년여만에 각하 처분했다. 일명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로 피해를 본 우리은행이 신한투자증권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453억원을 배상받게 됐다.
◆의원 모두 혐의 부인… 공소기각 주장도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는 13일 국민의힘 나경원·김기현·윤상현·권영진 의원의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 첫 공판준비기일에 “공소사실에 중대한 흠결이 있어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죄명은 특수공무집행방해인데 공소장에 기재한 것에 비춰보면 공무원들에 대한 폭행, 협박 없이 다중 위협을 보여 공무집행 방해한 것으로 형법 위반 성립을 판단했다고 보인다”고 꼬집었다.
종합특검팀이 의원들이 물리력을 가지고 집행 저지했다는 부분을 언급하며 이를 ‘유형력의 행사’로 봤다고 설명하자 재판부는 다시 “어떻게 144조1항만 단독으로 기재할 수 있느냐”고 질타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단독정범으로 기소된 것임에도 특검팀이 공소장에 ‘피고인이 공동하여’ 라고 기재한 것과 관련해 전제사실이 불필요하게 장황한 점도 문제로 꼽았다. 이에 특검팀은 공소장 변경을 검토하고 의견서를 제출하겠다고 했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공판에 앞서 피고인과 검찰 양측의 입장을 확인하고 향후 심리계획 등을 정하는 절차다.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으나, 김 의원은 법정에 나왔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모두 혐의를 부인했다. 나 의원 측은 “현장에서 정치적 입장을 표명한 사실은 있으나 그 외 물리력 행사, 폭행, 협박 등 없었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 측은 “특검(종합특검)에 수사권이 없고 공소장일본주의 위반, 공소장 남용 등 사유로 공소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문건 외부 유출된 정황 없는 점 등 고려”
법조계에 따르면 공수처는 더불어민주당이 2021년 윤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지난 7월10일 각하 처분했다. 공수처는 해당 문건이 외부로 유출된 정황이 발견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각하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민주당 ‘고발사주 국기문란 진상조사 태스크포스(TF)’는 2021년 10월18일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재직 당시 검찰을 사유화해 판사의 개인정보를 부당하게 배포하고, 이른바 ‘채널A 사건’ 감찰과 수사 진행을 방해했다며 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당시 검사장이던 무소속 한 의원과 채널A 기자의 유착 관계 의혹이 불거져 당시 여당이 비판하던 사건이다.
이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공수처 국정감사에서도 해당 처분을 둘러싼 질의가 이어졌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실제 고발했던 내용들이 윤석열 징계 재판에서 인정이 됐다”고 비판했다. 이에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적하는 판결과 상충된다는 부분은 행정재판에서 징계와 관련해서 판단이 있었던 것 같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범죄의 성립 여부하고는 조금 다르다”고 반박했다.
◆‘라임 사태’로 손해… “이자도 연대배상”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8일 우리은행이 신한투자증권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상고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한 것으로 이날 전해졌다. 심리불속행 기각은 형사소송을 제외한 민사나 행정소송 상고심에서 하급심 판결에 법리 오해 등의 특정한 위법 사유가 없을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끝내는 제도다.
이번 판결로 신한투자증권은 1심에서 패소가 확정된 라임자산운용과 함께 453억2326만원 상당액과 지연손해금(이자)을 우리은행에 연대해 배상해야 한다. 앞서 우리은행은 2022년 “라임 사태로 손해를 봤다”며 신한금융투자와 라임을 상대로 647억원 규모의 손배소를 제기했다.
라임은 2017년 5월부터 펀드 투자금 및 신한금융투자와 계약을 맺은 총수익스와프(TRS) 대출자금을 활용해 해외무역금융 펀드 등에 투자하다가 부실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과정에서 부실 은폐와 손실 발생 회피를 위해 다른 펀드 자금을 활용해 부실자산을 인수했는데, 결국 2019년 환매 중단을 선언했다. 2022년엔 법원으로부터 파산선고를 받고 청산 절차를 밟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