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 위에 사람처럼 마주 선 두 휴머노이드 로봇이 주먹을 뻗자 주변을 둘러싼 시민들에게서 환호성이 터졌다. 조종대를 잡은 손호준(11)군은 “처음에는 조금 헷갈렸지만 로봇이 생각대로 잘 움직이는 게 신기하다”며 웃어보였다.
건너편에선 로봇들이 축구를 하고, 길을 따라 자율주행 순찰로봇, 배달서비스 로봇이 퍼레이드를 하고 있었다.
남녀노소 모두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가 선사할 미래 모습에 빠져들어 연신 스마트폰을 꺼내 현장을 담기 바쁜 모습이었다.
서울시 최대 글로벌 박람회 ‘스마트라이프위크(SLW) 2026’에는 6일부터 8일까지 사흘간 8만7000여명의 관람객이 몰리며 AI·로봇 기술에 대한 시민들의 높은 관심이 확인됐다.
올해 행사에는 52개국 110개 도시, 302개 기업·101개 기관이 참여해 AI를 활용한 도시혁신 경험과 기술을 공유했다.
SLW는 세계 각국의 도시 관계자와 기업,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AI·로봇·스마트 모빌리티 등 미래도시 기술을 공유하고 도시 문제 해결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교류의 장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었다.
올해는 시민들이 AI와 로봇 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체험형 전시 규모가 커졌다. 피지컬 AI를 전면에 내세워 일상과 돌봄, 안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는 미래기술이 전시됐다.
AI로봇쇼에서는 휴머노이드·사족보행·착용형·서비스 로봇 등을 선보이며 AI와 로봇 기술이 이동·돌봄·안전 등 시민 생활 전반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AI 행정, 미래 모빌리티, AI 교육 등 미래 서울의 모습을 보여준 전시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세종대로, 양재·수서, 광화문, 한강, 서울역, 서울도서관, 북촌한옥마을, DDP까지 서울 8곳의 랜드마크를 배경으로 일상에 적용된 다양한 미래 AI 기술이 소개됐다. 특히 서울시는 실시간 도시데이터를 활용한 스마트 서울뷰, XR(확장현실) 지하시설물 안전 점검, AI를 활용한 동행학습 플랫폼 서울런 등 선도적인 AI 행정을 선보이며 글로벌 도시로서의 위상을 높였다.
국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 지원도 활발하게 진행됐다. 시에 따르면 행사기간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한 비즈니스 상담(밋업)은 379회 진행됐다. 국내외 바이어 91명(국내 46명, 해외 45명)이 참여해 국내 기업의 혁신기술을 살펴보고 판로 개척과 투자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시는 이번 행사에서 확인한 기업 비즈니스 성과, 글로벌 도시 교류, 시민 참여 등을 바탕으로 향후 SLW를 시민과 기업, 세계 도시가 함께하는 글로벌 AI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참가 기업의 비즈니스 상담이 실질적인 계약·실증·투자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을 이어가고, 해외 도시와의 AI·스마트 행정 분야 교류도 확대할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스마트라이프위크는 기술의 화려한 속도보다 중요한 ‘기술이 누구를 향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서울시가 ‘사람 중심의 혁신’으로 답을 제시한 자리”라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따뜻한 AI 혁신을 선도하는 동시에, 세계 도시와 기업을 잇는 가장 든든한 세일즈맨이 되어 우리 유망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김만기 서울AI재단 이사장은 “올해 스마트라이프위크는 역대 최대 규모의 참관객과 국내외 도시·기업이 참여하며 글로벌 AI·스마트시티 교류의 장으로서 성장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도 세계 도시와 혁신기업 간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 시민들이 일상 속 AI 기술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글로벌 AI·스마트시티 대표 행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