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여간 불이 난 에너지저장장치(ESS) 41곳이 모두 화재 직전 검사에서 ‘합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10% 가까이는 합격 판정 후 30일 이내, 30% 이상은 90일 이내 불이 났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이 한국전기안전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1년부터 최근까지 공사가 집계한 ESS 화재는 총 41건이었다. 이들 모두 직전 검사 결과는 합격이었다.
ESS는 전기안전관리법상 정기 검사 대상 설비다.
화재 발생일과 직전 검사일 간격이 30일 이내인 사례는 4건이었다. 강원 인제군 남면 ESS는 올해 3월26일 검사에 합격했지만 불과 8일 뒤인 4월3일 불이 났다.
경북 경산시 화랑로 ESS는 2023년 10월27일 합격 후 19일 만인 11월15일 화재가 발생했다. 전북 진안군 부귀면(27일)과 충남 태안군 소원면(28일) ESS도 모두 합격 판정 한 달도 채 되지 않아 불이 났다.
검사에서 합격 판정 후 90일 이내에 화재가 발생한 사례는 13건이었다.
정부가 ESS를 전력망 증설의 대안으로 보고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인 만큼 안전 관리 강화를 위해서라도 검사 기준을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최근 국무회의에서 전력망 혁신대책을 보고하면서 ESS 설치로 신규 송·배전망 건설 없이도 기존 송·배전망을 최대한 활용하는 전력망 비증설 대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배전망 ESS로 전력망 포화 지역에 태양광 3GW(기가와트)를, 변전소 ESS로 1.6GW를 추가 접속한다는 계획이다.
이용우 의원은 “특히 검사에 합격한 지 불과 8일 만에 화재가 발생한 사례까지 있다는 것은 현행 검사에서 화재 위험을 얼마나 확인할 수 있는지 점검해야 할 문제”라며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실제 화재 원인과 직전 검사기록을 대조해 기존 검사에서 확인하지 못한 위험요인이 무엇인지 밝히고, 그 결과를 검사기준과 사후 안전관리에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