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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언, 주가도 살려줘”… AI 비서 꺼낸 카카오, 52주 신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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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에 AI 비서 ‘카나나 스페이스’ 등장
대화 기억하고 메시지 전송…나만의 에이전트 제작
AI 시연에도 주가 52주 신저가…주주 불안 가중

“스페이스, 지난주에 아내가 말한 게 뭐였지?”

 

13일 경기 용인시 카카오 AI 캠퍼스에서 김대년 카카오 디자인 총괄 성과리더가 인공지능(AI) 비서에게 질문을 던지자 화면 속 캐릭터 ‘라이언’이 답했다. “10월13일은 딸 하영이의 여섯 번째 생일이에요. 퇴근길에 잊지 말고 케이크를 꼭 사 오라고 했어요.”

 

김대년 카카오 디자인 총괄 성과리더가 이프 카카오에서 ‘카나나 스페이스’를 시연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김대년 카카오 디자인 총괄 성과리더가 이프 카카오에서 ‘카나나 스페이스’를 시연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김 성과리더는 “딸 생일이었습니다. 이건 정말 놓치면 안 되는 거잖아요”라며 AI 비서의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카카오톡 대화에서 잊고 있던 약속까지 찾아낸 것이다.

 

이날 라이언은 메시지 정리부터 일정 관리까지 척척 해냈다. “오늘 일정 알려줄래?”라는 질문에는 전날 가족 단체대화방에서 받은 딸의 하원 부탁을 기억하고 출발 시각까지 안내했다. 아침 러닝 계획에 맞춰 날씨와 운동 기록을 분석해 옷차림과 페이스를 제안하고, 밤새 쌓인 업무 메시지를 요약한 뒤 요청받은 답장도 전송했다. 사용자는 카카오톡 화면을 두 손가락으로 쓸면 언제든 AI 비서를 부를 수 있다.

 

카카오가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 카카오(if(kakao)26)’에서 공개한 ‘카나나 스페이스’ 시연 모습이다. 카카오톡에 AI 비서를 심어 개인의 취향과 대화 맥락을 이해하고 일상의 업무를 대신 처리하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생수 주문해 줘”라고 말하면 구매 이력과 할인 쿠폰을 확인해 주문과 결제까지 돕는 AI 비서로 고도화한다.

 

이용자가 직접 AI 비서를 만드는 ‘칸바스(Kanvas)’도 선보였다. PC에서 원하는 업무를 설명하면 AI가 필요한 기능을 조합한다. 세금 신고와 연말정산에 필요한 자료를 찾고 관련 사이트에 정보를 입력하는 식이다. 이용자가 허용한 범위에서 작업을 수행하고 최종 확인을 거쳐 마무리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톡 새 AI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톡 새 AI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카카오 제공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가 제공하는 에이전트부터 파트너가 만든 에이전트, 이용자가 직접 만든 에이전트까지 하나의 익숙한 인터페이스에서 만나고 대화하고 일을 맡길 수 있도록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의 승부수는 5000만 이용자가 사용하는 카카오톡이다. 익숙한 메신저를 AI 비서의 활동 공간으로 만들고 쇼핑·결제·예약 등 생활 서비스를 연결한다는 전략이다.

 

새 AI 기능을 선보였지만 카카오 주가는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2.19% 내린 3만1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만250원까지 밀려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웠다. 52주 최고가인 6만9700원과 비교하면 주가가 절반 아래로 떨어진 셈이다. 2만원대 진입도 눈앞에 두면서 주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카카오는 올해에도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주가 반등의 계기는 마련하지 못했다. 2024년 자체 AI 모델 ‘카나나’를 공개하고 지난해 ‘카나나 인 카카오톡’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는 실행형 AI 에이전트를 앞세웠다. 그러나 앞선 서비스들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만한 성과를 입증하지 못했다. 올해 발표한 서비스도 대부분 개발 또는 시험 단계다.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반등 여력을 점치고 있다. 다만 실제 주가 반등을 위해선 AI 사업이 수익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메타와 오픈AI 등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는 이미 AI 에이전트 시장 선점에 나섰다. 카카오톡의 이용자 기반은 강점이지만 경쟁사를 앞설 차별화된 실행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증권가에서도 카카오의 단기 주가 상승 여력은 제한적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혜영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날 “에이전틱 AI 사업 확장이 더디기 때문에 연말까지 주가 상승은 제한적일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한 2412억원으로 예상했지만 AI 사업의 성장 속도와 인적분할 관련 불확실성을 부담으로 꼽았다.

 

KB증권은 지난 7월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5만7000원으로 낮추면서 “본격적인 주가 리레이팅을 위해서는 AI 에이전트 이용자 확대, 서비스 경쟁력, 나아가 수익화 가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