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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종됐는데 검색량 10만건…‘볶음너구리’ 돌아온다, 식품업계 역주행 경쟁

2024년 단종된 농심 볶음너구리가 2년 만에 돌아온다. 판매가 중단된 뒤에도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가 이어지자 농심이 한정 판매를 결정했다. 단종 이후 온라인 검색량은 오히려 늘었다.

 

농심 제공
농심 제공

14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오는 27일부터 볶음너구리 봉지면과 용기면을 한정 수량으로 재출시한다. 볶음너구리는 2017년 처음 출시된 제품으로, 너구리 특유의 굵고 쫄깃한 면발에 해물의 감칠맛과 매콤함을 더한 볶음면이다.

 

AI 분석 기업 뉴엔AI에 따르면 볶음너구리의 온라인 검색량은 2024년 약 6만3000건에서 올해 1~8월 약 10만건으로 증가했다. 2024년 연간 검색량과 비교하면 약 59% 늘어난 수치다.

 

단종 이후에도 소비자들은 해외 수출용 제품의 시식 후기를 공유하거나 기존 너구리로 볶음너구리의 맛을 재현하는 조리법을 온라인에 올렸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재출시를 요구하는 소비자 모임도 만들어졌다.

 

최근 2년간 농심에 접수된 재출시 요청 제품 가운데 볶음너구리의 비중이 가장 컸다. 서울 성수동 농심 안테나숍 '신라면 분식'에서도 수출용 볶음너구리가 판매 제품 중 1위를 기록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볶음너구리는 기존 제품의 맛을 보완했다. 홍합과 오징어 등 해물 풍미를 살리고 매콤한 맛을 더했다. 용기면에는 전자레인지 조리법을 적용했다.

 

농심은 정식 출시에 앞서 이날 농심몰에서 사전 예약을 진행한다. 예약 인원은 3000명으로 제한하며, 상품은 볶음너구리 봉지면 16개로 구성됐다.

 

단종 제품을 다시 출시해 판매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사례는 오리온의 '태양의 맛 썬'이다.

 

1993년 출시된 썬은 2016년 오리온 이천공장 화재로 생산설비가 소실되면서 판매가 중단됐다. 이후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청이 이어지자 오리온은 생산설비를 다시 구축해 2018년 4월 제품을 재출시했다.

 

성과는 판매량으로 확인됐다. 오리온에 따르면 썬은 재출시 약 3년 만인 2021년 3월 누적 판매량 1억개를 돌파했다. 누적 매출액은 940억원에 달했다. 2020년 월평균 매출은 단종 이전보다 36% 증가했다.

 

오리온의 '배배'도 소비자 요구로 돌아온 제품이다. 1995년 '베베'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지만 2012년 제품군 정비 과정에서 생산이 중단됐다.

 

이후 홈페이지와 SNS, 고객센터 등에 400건이 넘는 재출시 요청이 접수됐다. 오리온은 2019년 제품명을 배배로 바꾸고 7년 만에 다시 선보였다. 기존의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한 맛은 유지했다.

 

오리온은 치킨팝도 소비자 요청에 따라 2019년 재출시했다. 2021년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치킨팝은 재출시 이후 4700만개 이상 판매됐고, 월평균 매출도 단종 이전보다 약 30% 증가했다.

 

롯데웰푸드는 지난해 5월 '치토스 돌아온 체스터쿵' 새콤달콤 딸기맛을 약 30년 만에 재출시했다.

 

체스터쿵은 1990년대 중반 출시된 과자로, 치토스 마스코트인 체스터의 발바닥 모양과 딸기맛이 특징이다. 단종 이후에도 제품을 다시 판매해 달라는 소비자 요구가 이어졌다.

롯데웰푸드에 따르면 재출시 전 2년간 회사 홈페이지와 포털사이트에 접수된 요청만 200건을 넘었다.

 

기존 제조설비가 사라진 상태여서 제품을 다시 만드는 데 약 1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했다. 소비자들이 단종 제품을 기억하고 다시 찾는 현상이 실제 상품 출시로 이어진 사례다.

 

식품업계가 단종 제품을 다시 선보이는 배경에는 이미 형성된 소비자층이 있다. 제품의 맛과 이름을 기억하는 소비자들이 재출시를 요청하고, 기업은 이를 통해 실제 구매 수요를 가늠할 수 있다.

 

과거 제품을 경험한 소비자에게는 익숙한 맛을 다시 구매할 기회가 된다. 처음 접하는 젊은 소비자에게는 새로운 제품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기존 브랜드의 인지도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다만 생산설비 복구나 원재료 조달, 제품 개선에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어 모든 재출시가 수익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한정 판매 이후 소비자들이 얼마나 구매하는지, 재구매가 이어지는지가 향후 판매 확대를 판단할 기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