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농업 기계화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밭농업 기계화율은 67%에 그쳐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계화율 통계가 일부 작물에 한정된 표본조사와 격년 조사 방식으로 작성돼 현장 실태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14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북 정읍·고창)이 농촌진흥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밭농업 기계화율은 67.0%로 집계됐다. 농림축산식품부가 2022년 발표한 제9차 농업기계화 기본계획(2022~26)의 최종 목표치인 77.5%보다 10.5%포인트 낮다. 논농업 기계화율이 99.7%인 것과도 대조적이다.
밭농업 기계화율은 2014년 56.3%에서 2016년 58.3%, 2018년 60.2%, 2020년 61.9%, 2022년 63.3%, 2024년 67.0%로 상승했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연평균 상승 폭은 1.07%포인트 정도에 그쳤다. 통상적인 상승 흐름이 이어진다면 올해 목표치 달성은 어렵다는 게 윤 의원의 분석이다. 2025년 기준 통계를 바탕으로 한 2026년 조사 결과는 오는 12월 발표될 예정이다.
통계의 대표성과 조사 주기도 문제로 지적됐다. 농진청은 콩·감자·고구마·무·배추·마늘·양파·고추·참깨·인삼 등 10개 작물을 조사 대상으로 정했지만, 실제 기계화율 산출에는 참깨와 인삼을 제외한 8개 작물만 활용하고 있다. 조사 표본도 농가 1500곳에 그쳐 다양한 밭작물의 재배 여건과 작업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조사가 매년이 아닌 2년 주기로 이뤄지는 점도 정책 대응의 한계로 꼽혔다. 밭작물 재배 구조와 농가의 기계화 수요 변화를 제때 파악하기 어렵고, 정책 효과를 지속적으로 분석하는 데도 제약이 있다는 것이다.
조사 예산 편성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 의원에 따르면 농진청은 그동안 별도의 독립 사업 예산 없이 운영비와 연구 용역비 등을 활용해 밭농업 기계화율 조사를 진행했다. 제9차 기본계획의 마지막 해인 올해에야 농가경영지원 단위 사업의 ‘농촌통계조사분석’ 항목에 1억2000만원이 신규 편성됐다.
윤 의원은 “농촌 일손 부족과 고령화로 어려움을 겪는 밭농가에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며 “현실에 맞는 목표를 다시 설정하고 조사 작물을 확대하는 한편, 격년 조사를 매년 정례 조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파종·정식·수확 등 기계화가 취약한 작업 단계에 연구개발과 재정 지원을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