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과 부산오페라하우스 개관 기념 라 스칼라 극장 초청공연을 전면 중단한다고 발표하자, 박형준 전 부산시장이 “뒤집기로 부산의 미래는 없다”며 반발했다.
부산시는 지난 7월부터 3개월간 시민 의견과 전문가 검토를 통해 두 사업 중단을 결정했다고 14일 밝혔다. 시민 체감도와 공공성, 재정 지속가능성, 행정 책임성을 종합적으로 따진 결과라는 설명이다.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건립비용은 시비 1100억원에다 연간 운영비만 125억원으로 추산된다. 시는 경제성 분석의 신뢰성이 부족하고 계약상 부산시의 권리와 공공성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8000만년의 지질 역사를 간직한 이기대의 환경 보전 문제와 지역 예술계와의 공감대 부족, 기존 미술관과의 역할 중복 우려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라 스칼라 초청공연은 사업비 100억원 가운데 40∼50%를 기업 기부·협찬으로 충당할 계획이었으나, 목표한 재원을 확보하지 못했다. 지역 예술인 참여와 인재 양성으로 이어질 협력 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은 데다 공연장 설비와 음향, 운영체계를 점검할 시간도 필요하다는 게 부산시의 설명이다.
대신 시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의 전시·연구 역량을 강화하고 해외 미술관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북항에 전액 국비로 복합문화전시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는 올해 말 준공해 2027년 시설 점검과 시범 공연을 거쳐 2028년 정식 개관한다. 운영이 안정되면 라 스칼라 등 세계적 오페라 공연 초청도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시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진정한 혁신은 없애는 능력이 아니라 더 나은 것을 만드는 능력에서 나온다”며 부산시의 결정을 비판했다. 퐁피두 분관과 라 스칼라 공연은 부산의 문화적 위상과 관광 경쟁력을 높일 전략적 투자였으며, 지역 예술인에게도 국제무대 진출 기회를 제공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그는 분관 예정지가 이미 개발된 공지여서 환경 훼손 우려가 과도하고, 라 스칼라 공연도 부산시의 노력으로 기업 후원을 추가 확보해 추진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시립미술관 등의 역량 강화 역시 자신이 이미 추진해 온 정책이라며 부산시가 내놓은 대안의 차별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전임 시정의 정책을 폐기하려면 그에 걸맞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논란은 해외 문화기관과 국제 공연 유치를 통한 도시 브랜드 강화와 재정 부담·공공성을 우선 검증하는 지역 문화정책 사이의 충돌로 이어지고 있다.
전재수 시장은 “이번 숙의 과정은 부산의 문화가 나아갈 방향을 시민과 함께 찾아가는 과정이었다”며 “예술이 부산의 저력이 되고 문화가 시민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