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누구나 생활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 ‘모두의 AI’를 준비 중인 카카오가 대화형 AI를 넘어 이용자 요구 등을 토대로 업무 수행까지 연결하는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한다. 카카오톡만의 대규모 이용자 기반과 국산 AI 모델, 분야별 전문 기업의 기술 결합으로 AI 활용 진입장벽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IF) 카카오’ 두 번째 날인 14일 행사에서 서비스 개발 방향을 공개했다. 카카오 컨소시엄에서 프로덕트 총괄을 맡은 유용하 성과리더는 “전 국민이 일상에서 자주 찾고, 실제 요청사항을 잘 처리해낼 수 있는 경험을 통해 서비스를 차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모두의 AI’는 카카오톡으로 접속하거나 별도 웹 화면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이용자가 AI에 적합한 질문을 만들거나 필요한 도구를 직접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아이와 함께 갈 만한 전시가 있을까’라고 물으면 날짜와 이동 거리, 동행자 등의 조건을 대화로 구체화하고 주변 식당을 찾거나 예약하는 과정까지 이어갈 수 있다.
대화 중 조건이 바뀌더라도 앞서 정한 일정과 인원 등의 정보를 유지해 반복 설명을 줄이는 것도 목표다. 예약 등 실행이 필요한 단계에서는 조건과 금액을 이용자에게 확인하도록 했다. 초기 베타서비스에서 제한 제공하며 안정적인 업무 수행 여부가 서비스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카카오는 이용자 접점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약 5000만명 규모의 카카오톡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별도 앱을 설치하거나 새로운 사용법을 익히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AI가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도 자연스럽게 유입시킬 수 있어서 전문 AI 서비스와의 차이가 있다. 다만, 기존 메신저 이용자를 실제 AI 서비스 이용과 재방문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별도 과제다.
이와 함께 자체 AI 모델 ‘카나나(Kanana)’와 LG의 ‘엑사원(EXAONE)’ 등을 기술적 기반으로 활용하고, 참여 기업이 제공하는 분야별 전문 AI와 도구를 연결할 계획이다. 컨소시엄에서 카카오는 서비스와 AI의 작업 흐름을 관리하고, LG유플러스는 모델과 효율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운영을 담당한다. LG AI연구원은 엑사원의 모델 역량을 제공한다.
카카오는 외부 기업과 개발자 참여도 확대한다. 검색·조회·예약 등 기능을 수행하는 도구를 연결하고, 자체 개발자 플랫폼 ‘PlayMCP’에 등록된 약 500개 도구 중 검증과 심사를 거친 도구를 선별해 제공할 예정이다. 도구 이용량 등 운영 정보를 제공하고, 개발자의 참여가 수익으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여러 기업의 기술을 모으는 데 그치지 않고 이용자의 요청을 실제 결과물로 연결하는 데 성공한다면 서비스의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카카오는 먼저 베타서비스로 이용 경험을 검증한 뒤 단계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말 정식 출시를 목표로 월간 활성 이용자(MAU) 500만명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용자 수뿐 아니라 재방문 여부, 대화 맥락 유지, 요청한 과업의 완료 정도 등을 주요 평가 지표로 삼는다. 2027년부터는 이용자가 원하는 역할과 기억의 범위, 업무 처리 방식 등을 대화로 설정하는 ‘1인 1에이전트’의 단계적 도입도 추진한다.
같은 사업에 참여하는 SK텔레콤과 KT도 각기 다른 이용자 접점을 앞세워 서비스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SK텔레콤 컨소시엄은 전화와 문자로 AI를 이용하고,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전화 대행부터 신청·결제 등 후속 작업까지 처리하는 실행형 AI를 지향한다. 통신 서비스와 본인 인증, 금융 분야 협력을 활용해 별도 앱을 실행하지 않고도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KT 컨소시엄은 통신·미디어 서비스와 포털·검색 등 생활 플랫폼을 연결하는 전략을 택했다. 포털 다음과 다나와, 무신사, 직방 등 참여 기업의 서비스 접점을 활용하고, 이용자의 요청에 적합한 AI 모델을 연결하는 운영 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교육과 부동산 등 분야별 특화 서비스도 추진한다. 전화·문자 중심의 SK텔레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 통신·미디어와 생활 플랫폼을 결합하는 KT가 각각 다른 경로로 이용자를 확보하려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카카오의 사업 경쟁력은 AI 모델 성능뿐 아니라 여러 기술을 얼마나 매끄럽게 연결하고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결과를 내놓느냐에 달릴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톡이라는 일상적 접점을 바탕으로 이용자 유입을 확보하고, 전문 에이전트와 도구를 통해 과업 수행 능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예약 등 실행 단계 정확성과 이용자 정보 관리, 서비스별 품질 편차를 얼마나 통제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유 성과리더는 “일상에서 검증한 서비스와 운영 경험을 개인의 업무를 돕는 에이전트로 고도화 해 나가고, 조직과 산업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방향으로 로드맵을 수립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좋은 AI를 모으는 것을 시작으로 AI가 낯선 사람도 필요한 일을 해낼 수 있는 모두의 AI로 만들어 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