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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사, 몸값 낮춘 보험사 인수 잇단 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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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은행 부문 확장 전략과 맞아

매도자, IFRS17에 자본확충 부담
매각가 낮아지자 금융그룹 ‘관심’
롯데·예별손보, KDB생명 등 계약
3대 생보·5대 손보 체제에 ‘균열’

수년간 난항을 겪던 중소형 보험사 인수합병이 대형 금융그룹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잇달아 성사되고 있다.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으로 자본 확충에 부담을 느낀 보험사 대주주들이 몸값을 대폭 낮추고,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려는 금융그룹들이 공격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든 결과다.

롯데손해보험. 연합뉴스
롯데손해보험. 연합뉴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사모펀드 운용사 JKL파트너스로부터 롯데손해보험 지분 77.04%(6933억원)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신한금융지주는 완전 자회사 편입을 위한 후속 절차에 착수했다. 내년 금융당국의 자회사 편입 승인을 거쳐 잔여 지분을 확보해 상장폐지한 뒤 신한EZ손해보험과 통합할 계획이다. 롯데손보는 신한금융의 자본 확충을 바탕으로 현재 부과된 ‘경영개선요구’의 조기 해제를 추진한다.

 

이번 거래는 투자금 회수가 급해진 매도자와 손보업 보강이 절실한 매수자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JKL파트너스는 IFRS17과 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도입 이후 커진 자본 확충 부담과 당국의 경영개선요구 등으로 매각이 장기화하자, 2024년 매각 추진 당시 2조원대를 기대했던 몸값을 올해 1조원대로 낮춘 데 이어 인수·증자에 투입한 원금(약 7300억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까지 눈높이를 낮췄다. 신한금융은 자회사 신한EZ손보가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 손보업 체급을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업계 관계자는 “보험업은 진입 장벽이 높지만 매달 꾸준한 현금 흐름과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낮아진 매각가로 인수 부담이 줄어들자 수요가 맞물렸다”고 진단했다.

다른 보험사 매물이 연이어 새 주인을 찾은 배경도 비슷하다.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시장 포화와 건전성 규제 강화로 추가 출자 부담이 커지자 매도자들은 가격 인하나 자금 지원을 감수하며 출구전략을 택했다. 예별손해보험은 예금보험공사가 1조원 이상의 공적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OK금융그룹과 본계약을 맺었고, KDB생명 역시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매각 전 5000억~1조원 규모의 사전 증자 방안을 두고 막판 조율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수자인 금융그룹들은 기존 주력 사업과의 시너지 창출과 사업 공백 메우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이르면 이달 중 KDB생명 인수 본계약을 맺고 보험사의 장기 운용자산을 기업금융(IB)·자산운용 역량과 결합할 계획이다. 예별손보를 품은 OK금융그룹도 대부업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생보 ‘빅3’(삼성·한화·교보)와 손보 ‘빅5’(삼성·DB·현대·메리츠·KB) 중심의 과점 구도에 균열을 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보험시장 성장 여력이 크지 않은 데다 추가 증자 부담도 뒤따라 인수 후 단기 이익 기여도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설용진 iM증권 연구원은 “할인율 현실화와 계리가정 선진화 등에 따라 필요 자본이 더 늘어날 수 있다”며 “자동차·일반보험 적자도 누적돼 실질적인 이익체력에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