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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필라이 “美, ICC 제재는 언어도단”

‘수상 좌절’ 트럼프 보복 비난
“개인 분노로 사법 독립성 침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나비 필라이(사진) 전 유엔 인권최고대표가 국제형사재판소(ICC)에 대한 미국의 제재를 “언어도단”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필라이는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 사무실에서 아사히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개인적인 분노와 실망을 나타내기 위해 국제사법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은 얕은 수”라며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이 좌절된 직후 ICC에 대한 고강도 제재에 나선 것을 개인적 차원의 보복 조치로 해석한 셈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법률가인 필라이는 2003년부터 2008년까지 ICC 판사로 재직하며 콩고민주공화국, 우간다, 수단 서부 다르푸르에서 벌어진 전쟁범죄 및 반인도적 범죄 등에 관한 심리에 참여한 바 있다. 현재는 ICJ 특임판사로 활동 중이다.

그는 “한 명의 정치 지도자가, 더구나 ICC에 가입하지도 않은 국가의 지도자가 개인적 이유나 분노로 이런 대담무쌍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보통은 생각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필라이는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미국이 세계를 외면한 채 “자국과 지역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며 “전쟁범죄를 묵인하지 않음으로써 평화 구축에 기여해 온 ICC를 가입국들이 더욱 강력히 지지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일 노벨평화상 수상자 발표 직후 미국 관할 지역에 있는 ICC 자산을 모두 동결하는 제재에 나섰다. 미국은 지난 8월에도 ICC가 가입국도 아닌 미국, 이스라엘 국민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것은 권력 남용이라며 일본 출신인 아카네 도모코 ICC 소장 등을 제재 대상으로 지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