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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폭염에 배관 빠져 ‘한전 실증 ESS’ 전해액 2900ℓ 유출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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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주 실증장서 우수관 타고 저류지까지
나주시 요구로 하천까지 방제
이용우 "전해질 누출·환경오염 방지대책 전면 점검해야"

지난해 한국전력공사가 국산화를 목표로 실증해 온 장주기 에너지저장장치(ESS) 설비에서 전해액 2900ℓ 상당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장기간 이어진 폭염에 설비 연결부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다 배관 부품이 빠진 게 원인이었다. 

 

14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이 한전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 전력연구원은 2016년부터 2022년까지 바나듐레독스 흐름 배터리(VRFB) 기반 ESS를 개발했고, 2022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실증 사업을 진행했다.

바나듐레독스 흐름 배터리(VRFB) 기반 ESS 시스템.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제공
바나듐레독스 흐름 배터리(VRFB) 기반 ESS 시스템. 한국전력공사 전력연구원 제공

VRFB는 바나듐 이온을 녹인 액체 전해질을 탱크에 담아 순환시키며 전기를 저장하는 배터리다. 일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화재 위험이 낮고 장시간 충·방전이 가능하다.

 

실증 사업 막바지인 지난해 7월9일 약 2시간30분 동안 VRFB 전해액이 누출됐다. 이때 누출된 양은 약 2900ℓ이었다. VRFB 전해액은 바나듐 화합물을 황산에 녹인 산성 용액이기 때문에 유출 시 토양·지하수 산성화, 중금속 지하수 용출 등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 

 

한전 전력연구원은 누출 사고 원인으로 ‘폭염’을 꼽았다.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VRFB 시스템 연결부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다가 배관 부품이 빠지면서 전해액이 누출됐다는 것이다. 누출 발생일 기준 20일 연속 최고기온이 34도 이상을 유지하던 상황이었다. 당일 최고기온은 36도였다.

한국전력공사 장주기 ESS 실증 설비에서 폭염으로 배관이 빠지며 바나듐 전해액 약 2900ℓ가 지하 우수관로를 따라 저류지로 흘러간 유출 경로를 나타낸 이미지.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
한국전력공사 장주기 ESS 실증 설비에서 폭염으로 배관이 빠지며 바나듐 전해액 약 2900ℓ가 지하 우수관로를 따라 저류지로 흘러간 유출 경로를 나타낸 이미지.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

새어나온 전해액은 실증장에서 지하 우수관로를 타고 저류지로 흘러간 것으로 조사됐다. 실제 방제 조치는 실증장이 위치한 나주시 요구를 반영해 인근 하천까지 이뤄졌다. 

 

전문업체가 방제 작업으로 퍼 나른 오염 폐수는 모두 1760t, 토양폐기물은 2437t에 이르렀다. 폐수의 경우 2ℓ 생수 약 88만개, 토양폐기물은 20㎏ 쌀 포대 약 12만개 분량이다. 전문업체 용역 예산은 모두 합쳐 6억9644만원 수준이었다. 방제 후 나주시가 측정을 요청한 구간 6곳 모두 산성도가 정상 범위로 나타났다.

 

이용우 의원은 “ESS 설비 실증 중 배관이 빠져 전해질이 우수관 저류지까지 번지고, 하천 유입을 우려한 조치까지 이뤄졌다는 건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사고”라며 “한전은 배관 이탈 원인과 실제 유출량·경로, 하천 수질 및 토양오염 조사 결과, 실제 복구 비용, 정화 완료 여부를 명확히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