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정연욱 “관광가이드가 ‘조선은 中 속국’ 설명”…관광공사 “심각하게 들여다보겠다” [오늘의 국감 한 컷, 한마디]

국정감사는 정부의 정책과 행정을 국회가 국민을 대신해 따져 묻는 자리다. 수많은 자료와 숫자, 질의와 답변이 오가지만 때로는 한마디가 긴 설명보다 국정의 현주소를 선명하게 드러낸다. 정부가 무엇을 인정하고 무엇을 부인했는지, 여야가 어디에서 정면으로 맞부딪쳤는지, 정책의 허점과 책임이 어디에 있는지가 짧은 문답 속에 압축되기도 한다. 국정감사 기간 각 상임위원회에서 나온 발언 가운데 그날의 쟁점과 파장을 가장 또렷하게 보여주는 ‘국감 한마디’를 추려 전한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 정연욱 의원실 제공
정연욱 국민의힘 의원. 정연욱 의원실 제공

○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 “관광 가이드가 외국인에게 ‘조선은 대대로 중화민족의 속국’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자격을 가진 관광통역안내사의 부적절한 역사 해설 문제가 국감에서 제기됐다. 정 의원은 한 중국어 가이드가 “조선은 대대로 중화민족의 속국이었다”고 설명하고 임진왜란에 대해서도 부적절한 해설을 한 사례를 공개했다. 올해 경복궁 중국어 가이드 해설 261건 가운데 26건이 부적정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지적에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매우 중요한 문제로 심각하게 들여다보겠다”며 안내사 교육 이력을 관리할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더불어민주당 이정문 의원 “영화 관계자를 국감 증인으로 부르는 전례가 생기면 누가 자유롭게 작품을 만들겠습니까” vs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 “사상 검증을 하자는 게 아닙니다”

 

-역사 왜곡 논란이 제기된 영화 ‘암살자들’ 관계자를 국감 증인으로 부를지를 놓고 여야가 충돌했다. 민주당은 영화의 역사 해석을 국회가 심판하는 선례가 생기면 창작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다고 반대했다. 국민의힘은 작품의 사상을 검증하려는 것이 아니라 총탄 이미지 기념품 등 논란에 대해 제작·유통 관계자의 설명을 듣자는 것이라고 맞섰다.

 

○ 황교익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낙하산·보은인사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는 것 받아들입니다…일로 검증받겠습니다”

 

-국민의힘이 황 원장의 전문성과 대선 당시 정치 활동을 들어 ‘보은 인사’라고 비판하자 나온 답변이다. 황 원장은 문화·관광 분야 학술논문 경력이 없다는 지적에는 자신을 “현장 연구자”라고 설명하며 업무 성과로 평가받겠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 “농지 전수조사에 中드론 94대…졸속 추진하다 보안 문제까지 놓쳤다” vs 더불어민주당 윤준병 의원 “망분리·오프라인 구동으로 정보 유출 통로 차단”

 

-정부의 농지 전수조사에 투입된 드론 103대 가운데 94대가 중국산인 것을 놓고 여야가 맞붙었다. 김 의원은 대통령 지시로 조사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보안 문제를 충분히 따지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윤 의원은 로컬 데이터 모드와 망 분리 등 보안대책을 적용했다고 반박했지만 한국농어촌공사는 중국산 드론 자체에 대한 별도 보안성 검토는 생략했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지난 12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별관에서 열린 국회 농해수위의 해수부,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임미애 의원이 지난 12일 부산 동구 해양수산부 별관에서 열린 국회 농해수위의 해수부, 한국해양진흥공사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 임미애 의원 “온라인도매시장 6822억원이 ‘상식적이지 않은 거래’로 확인됐습니다”

 

-정부가 육성 중인 농수산물 온라인도매시장의 2년간 거래를 전수조사한 결과 6만4000건, 6822억원이 특수관계인 거래나 단기간 되사기 등 정상 여부를 따져봐야 할 거래로 분류됐다는 지적이다. 임 의원은 정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거래 실적을 무리하게 끌어올리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aT는 문제가 확인된 거래를 정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하고 제도를 손보겠다고 밝혔다.

 

○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 “농민 개인정보 57만5000건 유출…59개월 점검하고 적발은 0건”

 

-농촌진흥청이 관리하던 농민의 이름과 주소, 연락처, 농장 정보 등 개인정보 57만5000여건이 용역업체를 통해 유출된 사건을 겨냥한 발언이다. 해당 업체는 사업이 끝난 뒤 정보를 폐기해야 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았고 농진청은 수십 차례 점검에서도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관리·감독에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 김용태 의원 “1464원에 수입한 브라질산 계란을 143원에 유통…왜 브라질산을 무리하게 추진했습니까” vs 김창국 aT 사장 직무대행 “수입선 다변화를 위한 시범 도입이었습니다”

 

-브라질산 신선란 수입 가격과 도입 과정을 놓고 나온 문답이다. 김 의원은 수입 절차가 준비되지 않아 입찰이 유찰됐는데도 정부가 브라질산 도입을 계속 추진했고 대통령의 브라질 방문 직전 실제 수입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김 대행은 조류인플루엔자 등 긴급 상황에 대비해 미국 이외의 수입선을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외교통일위원회>

 

○ 국민의힘 김건 의원 “北 지뢰 문제, 안보리 이사국과 협의도 안 하고 어떻게 정부가 판단합니까” vs 차지훈 주유엔대사 “정부의 전략적 결정이 아직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 매설한 지뢰 폭발 사건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룰지를 놓고 대표부의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차 대사는 미국을 포함한 안보리 이사국들과 이 문제를 별도로 협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대표부가 각국의 입장을 파악해 본부에 전달해야 정부도 대응 수위를 결정할 수 있다며 소극적 대응을 비판했다.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주미한국대사관 제공.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12일(현지시간)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주미한국대사관 제공.

○ 무소속 한동훈 의원 “프로 중의 프로가 와야 할 주유엔대사 자리에 아마추어가 온 겁니까” vs 차 대사 “자꾸 아마추어라고 하는데, 총회 발언이 더 반향이 있다고 봅니다”

 

-한 의원이 차 대사의 비외교관 경력과 북한 지뢰 사건 대응을 함께 문제 삼으면서 나온 공방이다. 한 의원은 차 대사가 이재명 대통령 변호인으로 활동한 경력까지 거론하며 임명 배경을 따졌고 차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대사도 많다고 반박했다. 지뢰 문제를 안보리에서 별도로 제기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유엔총회에서의 발언이 더 효과적이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보건복지위원회>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위원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리밸런싱했으면 매일 8000억원어치 주식을 팔아야 했습니다”

 

-국민연금이 올해 초 국내 주식 비중을 낮추지 않고 자산 비중 재조정인 리밸런싱을 유예한 배경을 설명한 발언이다. 김 이사장은 기존 원칙대로 주식을 팔았다면 하루 매도 규모가 전체 코스피 거래대금의 10%를 넘어 시장과 국민연금 수익률에 큰 충격을 줬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방선거를 앞둔 증시 부양 목적이었다는 야당의 의혹도 부인했다.

 

○ 국민의힘 이소희 의원 “국민연금은 여당의 돈주머니가 아니라 청년들의 ‘노후 통장’입니다” vs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 “수익률 14.84%…기금 219조원 늘었습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와 리밸런싱 유예를 놓고 여야가 정반대 평가를 내놨다. 이 의원은 연기금이 정부의 증시 부양이나 정책 사업에 동원돼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실제 수익률이 높아졌고 대규모 주식 매도를 피하면서 시장 충격도 줄였다고 반박했다.

 

<교육위원회>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교부금 개편, 학생 수만 볼 게 아니라 실제 교육비용과 미래 교육수요를 봐야 합니다”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개편하려는 움직임에 우려를 나타낸 발언이다. 정 교육감은 학생 수는 줄더라도 기초학력과 학생 마음건강, 특수교육, 노후시설 개선 등 학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은 오히려 늘고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교육청은 2027년 필요한 세출예산 가운데 약 1조4000억원을 편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