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단독] 민원 2.7배 폭증에도 정부는 ‘사고 해당 없음’…공유숙박 관리 실태 도마

지난해 민원 52건…1년 새 33건 늘고 올해 상반기에도 29건
접수 민원 100건 중 97건 ‘조치 완료’…환불·배상 실적은 확인 어려워
환불분쟁 2024년 1건·지난해 2건…일반 민원과 분류 기준 불명확
안전사고 현황은 ‘해당 없음’…실제 사고 여부·집계 기준 설명 없어
김재원 “행정상 민원 처리 넘어 실질적 피해구제 점검해야”

공유숙박이 여행객의 숙박 선택지를 넓히고 지역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이용자가 피해를 입었을 때 실질적인 구제를 받을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정부가 제출한 민원 자료에서는 대부분의 사례가 ‘조치 완료’로 분류됐지만, 실제 환불·배상 규모와 안전사고 집계 기준은 확인하기 어려웠다. 민원을 처리했다는 행정적 실적만으로 소비자 보호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김재원 의원실 제공. 배경은 생성형 인공지능(AI) ChatGPT를 활용해 제작한 일러스트.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 김재원 의원실 제공. 배경은 생성형 인공지능(AI) ChatGPT를 활용해 제작한 일러스트.

15일 세계일보가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자료에 따르면 공유숙박 규제샌드박스 특례사업자가 제출한 민원은 2024년 19건에서 2025년 52건으로 증가했다. 1년 새 약 2.7배로 불어난 것이다. 2026년 상반기에도 29건이 접수돼 지난해 연간 접수 건수의 55.8%를 기록했다. 상반기 접수 추세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고 가정하면 올해 민원은 58건에 이를 수 있다. 다만 이는 상반기 접수 건수를 단순 환산한 수치로, 실제 연간 실적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

 

민원 처리 결과를 보면 2024년 접수된 19건은 모두 조치 완료로 분류됐다. 지난해에는 52건 중 51건이 조치 완료됐고 1건은 조치 불가였다. 올해 상반기에는 29건 가운데 27건이 조치 완료됐으며, 1건은 진행 중이고 1건은 조치 불가로 집계됐다. 202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접수된 민원 100건을 합산하면 조치 완료 97건, 조치 불가 2건, 진행 중 1건이다. 기간별 조치 완료 비율은 2024년 100%, 지난해 약 98.1%, 올해 상반기 약 93.1%다. 다만 2024년과 2025년은 연간 실적이고 2026년은 상반기 자료여서 기간 차이를 고려해야 한다. 조치 불가 사례의 사유로는 다른 특례기업과 관련된 민원 등이 제시됐다.

 

문제는 ‘조치 완료’라는 분류만으로 민원인의 피해가 실제로 해결됐는지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자료에는 민원 처리 결과가 제시돼 있지만, 조치 완료를 판정하는 구체적인 기준이나 민원인의 요구가 어느 정도 수용됐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사업자의 답변이나 안내가 이뤄진 경우와 소비자가 요구한 환불·배상까지 완료된 경우를 구분할 수 있는지도 확인하기 어렵다. 행정적 처리 상태와 실질적인 피해구제 성과를 별도로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민원 증가의 배경을 분석할 자료도 충분하지 않았다. 문체부 제출 자료에는 민원 유형별 발생 원인과 사업자별 분포가 제시되지 않았으며, 예약·이용 규모에 대비한 민원 발생률도 산출하기 어려웠다. 이용자가 늘면서 민원도 증가한 것인지, 특정 서비스 문제나 일부 사업자에 민원이 집중된 것인지 구분할 수 없는 셈이다. 민원 건수 증가만으로 실제 피해 발생률이 높아졌다고 단정하거나 사업자별 서비스 수준을 비교하기는 어렵다.

 

환불분쟁은 일반 민원과 별도 항목으로 집계됐다. 2024년 1건, 지난해 2건이었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접수 실적이 없었다. 앞선 두 기간의 환불분쟁은 모두 조치 완료로 기재됐고, 자료에는 한국소비자원을 통한 분쟁 처리 결과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그러나 환불 관련 문제가 일반 민원에도 포함되는지, 별도 환불분쟁으로 분류하는 기준이 무엇인지는 자료에서 확인되지 않았다. 실제 환불·배상액과 분쟁 조정 여부, 이용자 요구의 수용 정도도 공개 자료에 담기지 않았다. 따라서 환불분쟁 건수와 처리 결과만으로는 소비자가 얼마나 보상받았고 피해가 어느 정도 회복됐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안전사고 현황은 2024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모두 ‘해당 없음’으로 기재됐다. 별도로 보고된 사고가 없다는 의미인지, 일정한 집계·보고 절차를 거쳐 확인한 결과인지는 자료에 설명돼 있지 않았다. 사고 발생 여부와 관리 실태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려면 사업자의 사고 보고 의무와 신고 기준, 정부의 확인 절차, 사고 발생 이후 조치 내역 등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 제공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실 제공

공유숙박 제도화가 숙박 공급 확대에 그치지 않으려면 소비자 피해구제와 안전관리의 실효성을 담보할 관리 기준부터 마련해야 한다. 사업자별 민원 유형과 처리 기간, 종결 사유, 환불·배상 실적, 반복 민원 여부를 일관된 기준으로 관리하고 예약·이용 규모 대비 민원 발생률도 공개하는 방안이 요구된다. 아울러 안전사고 집계·보고 기준을 명확히 하고 주민 생활환경 보호를 위한 관리 기준도 함께 갖춰야 한다.

 

김재원 의원은 공유숙박의 관광 활성화 효과를 인정하면서도 제도화 과정에서 이용자 보호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공유숙박은 관광객의 숙박 선택지를 넓히고 지역 체류형 관광을 활성화할 수 있는 새로운 숙박 형태인 만큼, 변화한 관광수요를 제도권 안에서 수용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공유숙박 제도화는 숙박 공급 확대뿐 아니라 이용자의 안전과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관리체계를 함께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샌드박스 특례사업의 민원이 1년 새 2.7배 증가했지만, 정부가 제출한 자료에는 민원 처리 완료 여부만 있을 뿐 실제 환불·배상 등 피해구제 성과는 확인하기 어렵다”며 “한국소비자원에도 별도로 수백 건의 피해구제 사례가 접수된 만큼, 단순히 민원을 처리했다는 행정 실적을 넘어 소비자 피해가 실질적으로 해결됐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공유숙박 제도화가 10년째 지연되는 동안 규제샌드박스를 통한 운영 경험과 소비자 피해 사례가 축적된 만큼, 이제는 이를 구체적인 제도 개선으로 연결해야 할 시점”이라며 “정부는 민원과 환불·배상 실적, 안전사고 관리 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사업자의 관리 책임과 소비자 피해구제 절차, 주민 생활환경 보호 및 안전관리 기준을 함께 마련해 구체적인 제도화 방안을 조속히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