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보기메뉴 보기 검색

‘금리 오르면 취약 차주가 가장 어렵다’…60대 취약 차주 빚 1인당 9787만원

여러 금융기관에서 빚을 진 취약 차주 가운데 60대 이상의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이 9787만원으로 연령대 중 가장 많고, 60대 이상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4년 새 두 배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취약 차주 5명 중 1명이 60대 이상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7월과 8월 잇따라 기준금리를 올린 데 이어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열어 두면서 늘어난 이자 부담이 빚을 많이 진 고령층에 쏠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 취약 차주 가운데 빚 덩치는 60대 이상이 가장 커

 

앞선 14일 한국은행이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가계부채 데이터베이스(DB) 자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60대 이상 취약 차주의 1인당 평균 대출잔액은 9787만원이었다. 50대가 8280만원, 40대가 8188만원으로 뒤를 이었고 30대 이하는 4849만원이었다.

 

한은은 약 235만명의 신용정보로 구성된 가계부채 DB를 토대로 취약 차주 현황을 집계했다. 취약 차주는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가운데 소득 하위 30%의 저소득 또는 신용점수 664점 이하의 저신용 차주를 말한다.

 

빚의 덩치가 가장 큰 만큼 금리가 오르는 시기에는 고령 취약 차주의 이자 부담도 상대적으로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은은 지난 7월16일 연 2.50%였던 기준금리를 2.75%로 올렸고, 8월27일 다시 3.00%로 인상했다.

 

◆ 취약 차주 다섯 중 하나는 60대…연체율도 고령층서 가파르게

 

취약 차주의 무게중심도 고령층으로 옮겨 가고 있다. 전체 취약 차주 가운데 6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말 15%에서 올해 2분기 19.9%로 높아졌다. 반면 30대 이하 비중은 같은 기간 33.7%에서 30.8%로 2.9%포인트 낮아졌다.

 

연체율도 고령층에서 더 가파르게 올랐다. 60대 이상 가계대출 연체율은 올해 2분기 1.5%로 2021년 0.7%의 두 배를 넘었다. 같은 기간 30대 이하 연체율은 0.4%에서 0.6%로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수치는 올해 2분기(4∼6월) 기준이어서 7월과 8월 두 차례 금리 인상분은 아직 담기지 않았다.

 

◆ 약한 고리로 꼽히는 고령 자영업자…비은행 빚 의존도 높아

 

특히 고령 자영업자가 약한 고리로 꼽힌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60대 이상 고연령 자영업자가 보유한 금융부채는 올해 1분기 말 405조7000억원에 달했다. 2015년 말 96조원에서 빠르게 불어난 것으로, 전체 자영업자 대출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21.6%에서 37.0%로 높아졌다.

 

사람도 늘었다. 60세 이상 자영업자는 2015년 184만2000명에서 지난해 269만7000명으로 증가해 전체 자영업자의 41.2%를 차지했다.

 

빚을 어디서 얻었는지도 문제로 지적된다. 올해 1분기 말 고령 자영업자가 보유한 전체 대출의 36.7%는 상호금융·저축은행 같은 비은행예금취급기관에서 빌린 돈이었다. 1인당 평균 대출 규모도 3억9000만원으로 청년층(2억2000만원)과 장년층(3억4000만원)보다 컸다.

 

한은은 지난 6월 낸 이 보고서에서 “고연령 자영업자는 소득 기반이 취약한 반면 부채 부담이 높고 비은행 대출 비중이 상승함에 따라, 경영여건 악화 시 비은행권, 특히 비은행예금취급기관으로 부실이 전이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향후 금융여건이 보다 긴축적으로 전환되고 서비스업 경기가 둔화될 경우 잠재 부실이 현실화될 우려가 있다”고 했다.

 

신현송 한은 총재도 12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같은 문제를 짚었다. 김상훈 의원이 “한은은 브레이크를 밟았지만 정부는 풀액셀을 밟았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중소기업·자영업자의 금융비용 부담을 거론하자 신 총재는 “금리가 오르면 특히 취약 차주들이 가장 어렵다”며 “통화정책과 조화로운 재정정책을 통한 보조가 중요하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