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업계의 마케팅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제품의 소재나 가격을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호텔에서 직접 사용하거나 매장에서 누워본 경험을 구매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시몬스가 5성급 호텔에 모션베드를 공급하며 프리미엄 침대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반려동물용 매트리스에 이어 전동침대와 매트리스, 베개까지 호텔 공급 품목을 넓혔다. 이탈리아 브랜드 돌레란은 유명 셰프를 앞세운 TV 광고로 소비자 관심을 끌어올렸고, 씰리와 템퍼, 에이스침대도 호텔 납품과 고급 제품, 체험형 매장을 중심으로 경쟁에 나섰다.
시몬스의 프리미엄 비건 매트리스 브랜드 N32는 지난 7월 서울 중구 5성급 호텔인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 전동침대 'N32 모션베드'를 공급했다.
반얀트리 서울은 '그랜드 프리미어 풀 스위트' 객실에 N32 모션베드를 설치하고 '슬립 웰니스 스위트' 패키지를 선보였다. 침대뿐 아니라 N32 폼 매트리스와 퀸즈밀러 오가닉 비건 필로우도 함께 비치했다.
N32 모션베드는 5개 플레이트로 나뉜 구조를 적용해 사용자의 자세에 맞춰 침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끼임을 감지하는 안전 센서와 블루투스 연결, 충전 포트, 선호 자세 저장 기능도 갖췄다.
시몬스의 호텔 공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N32는 앞서 콘래드 서울과 비스타 워커힐 서울, 신라모노그램 강릉, 시그니엘 부산 등에 반려동물용 매트리스 'N32 쪼꼬미'를 공급했다. 이번에는 일반 투숙객이 사용하는 침대와 침구까지 공급 범위를 확대했다.
오프라인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N32는 백화점 팝업스토어와 전문 매장을 통해 소비자가 폼 매트리스와 모션베드를 직접 체험하도록 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예비부부를 겨냥한 웨딩 프로모션을 진행하며 혼수 수요 공략에도 나섰다.
호텔 객실에서 제품을 경험한 소비자를 일반 매장으로 연결하려는 전략이다. 고가 침대는 구매 전 직접 누워보려는 수요가 있는 만큼 호텔 공급을 제품 체험과 브랜드 인지도 확대에 활용하는 것이다.
이탈리아 침대·매트리스 브랜드 돌레란(Dorelan)은 지난 9월 1일 국내 첫 TV 광고를 시작했다. 파인다이닝 셰프 손종원을 모델로 기용한 '파인 슬리핑(Fine Sleeping)' 캠페인으로 지상파와 케이블 17개 채널에서 광고를 선보이고 있다.
돌레란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월 네이버 기준 브랜드 검색량은 직전 3개월 평균보다 약 40% 증가했다. '돌레란 침대', '돌레란 매트리스' 등 제품 관련 검색도 늘었다. 네이버 PC·모바일 검색량을 바탕으로 블랙키위가 집계한 결과다.
이번 캠페인은 좋은 재료와 기술로 요리를 완성하는 파인다이닝처럼 침대에도 소재와 기술, 사용 경험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미식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에게 고급 수면 경험을 알리겠다는 취지다.
1968년 이탈리아 포를리에서 설립된 돌레란은 독자 개발 소재 '마이폼(Myform)'과 이탈리아 현지 생산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원자재 수급부터 완제품 생산까지 이탈리아 자사 공장에서 진행하며 유럽 고급 호텔과 크루즈 선박에도 침구를 공급하고 있다.
2009년 한국 시장에 진출한 이후 2022년 한국 법인을 설립했고, 2023년 서울 논현동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주요 백화점 입점에 이어 올해 첫 TV 광고를 시작하며 국내 소비자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씰리침대도 호텔 납품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5월 강릉 세인트존스호텔과 평창 인터컨티넨탈 알펜시아 리조트, 속초 아이파크스위트호텔 앤 리조트 등 동해안 일대 호텔 8곳에 매트리스를 공급했다고 밝혔다.
앞서 인스파이어 엔터테인먼트 리조트와 파크 하얏트 서울, 그랜드 하얏트 서울 등에도 제품을 공급했다. 호텔에서 경험한 침대 브랜드를 소비자가 가정용 제품을 구매할 때 다시 찾도록 유도하는 전략이다.
템퍼는 고급 기능성 제품으로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6월 매트리스와 모션베드를 결합한 최상위 모델 '템퍼 노스(TEMPUR NORTH)'를 출시했다.
22㎝ 높이의 매트리스에 8㎝ 토퍼를 더한 제품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자세에 맞춰 침대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무선 리모컨으로 선호하는 자세를 저장하는 기능도 갖췄다. 템퍼는 논현과 목동, 송파 등 전문 매장과 백화점에서 신제품을 선보였다.
에이스침대는 광고와 체험형 매장을 함께 강화하고 있다. 지난 8월 배우 박보검을 모델로 한 '이상한 과학의 나라 ACE' 광고 캠페인을 선보이며 침대의 기술력을 강조했다.
이달 1일에는 서울 은평구 연신내에 지상 1~5층, 총 242평 규모의 체험형 매장 '에이스스퀘어 연신내점'을 선보였다. 소비자가 여러 종류의 침대와 매트리스를 직접 비교하고 누워볼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다.
프리미엄 침대 시장에서 업체별 경쟁 방식은 차이를 보인다. 시몬스 N32와 씰리는 호텔을 통해 제품을 직접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돌레란은 유명 셰프와 미식 문화를 연결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템퍼는 고급 모션베드, 에이스침대는 기술력을 강조한 광고와 대형 체험 매장을 내세웠다.
침대업계의 경쟁은 제품의 기능과 소재를 강조하는 데서 소비자가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확대되고 있다. 고가 침대 구매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실제 사용 경험이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