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경마를 즐기려면 경마공원이나 장외발매소를 찾아야 했다. 경주가 시작되기 전 현장에서 마권을 구매하는 것이 익숙한 풍경이었다. 이제는 스마트폰만 있으면 된다. 마권 구매 장소의 제약이 줄면서 경마산업의 매출 구조도 달라지고 있다. 온라인 마권 매출이 올해 9월까지 1조5000억원을 넘어선 가운데 30대 이하 회원 비중도 2년여 만에 약 2.7배로 확대됐다.
15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선교 국민의힘 의원(경기 여주시·양평군)이 한국마사회(KRA·회장 우희종)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마권 매출은 2024년 7313억원에서 2025년 1조3716억원으로 87.6% 증가했다. 올해는 9월까지 1조5426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연간 실적을 1710억원 넘어섰다. 온라인 마권 발매는 2023년 12월 시범운영을 거쳐 2024년 6월 정식 운영에 들어갔다.
전체 마권 매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4년 11.2%에서 2025년 21.4%, 올해 9월 기준 32.2%로 상승했다. 반면 오프라인 마권 매출은 2023년 6조4863억원에서 2024년 5조7826억원, 2025년 5조524억원으로 줄었다. 2025년 경마 오프라인 입장객도 전년보다 9.9% 감소했다. 경마공원과 장외발매소가 관람 공간으로 기능하는 가운데 마권 구매는 온라인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모습이다.
이용자 구성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온라인 이용자 비중은 2024년 1~5월 14.8%에서 같은 해 6~12월 37%로 상승했고, 2025년 1~9월에는 48.2%까지 높아졌다. 이는 각 기간 전체 이용자 가운데 온라인 이용자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한국마사회는 이러한 변화를 기존 고객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가는 ‘채널 전환’의 측면에서도 설명하고 있다.
온라인 이용층에서 청년층의 비중이 커지는 점도 눈에 띈다. 김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전체 전자마권 회원 가운데 60대 이상은 50.3%, 50대는 31.6%로 50대 이상이 81.9%를 차지했다. 중장년층이 여전히 주 고객층이지만 30대 이하 회원 비중은 2024년 2.9%에서 2025년 5.6%, 올해 9월 7.9%로 높아졌다. 2년여 만에 약 2.7배로 늘어난 것이다. 별도 통계에서도 30대 이하 이용자 비중은 2024년 12월 2.3%에서 2025년 9월 6% 수준으로 상승했다. 회원 비중과 이용자 비중은 서로 다른 지표지만, 온라인 경마에서 젊은 연령층의 존재감이 커지는 흐름은 확인된다.
건당 구매액은 약 4549원이다. 한 번에 수만원이나 수십만원을 베팅하는 기존 경마의 이미지와 달리 비교적 소액으로도 참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다만 건당 금액만으로 전체 지출 규모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적은 금액이라도 구매가 반복되면 거래가 누적되고, 온라인 발매는 구매 시간과 장소의 제약도 줄인다.
접근성이 높아질수록 이용자 보호의 중요성도 커진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온라인 마권 발매 도입 당시 미성년자 접근과 경마 과몰입 등 부작용을 막기 위해 구매 가능 연령을 21세 이상으로 제한하고, 대면 본인 확인과 경주당 구매한도 5만원 등의 보호장치를 마련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발매는 경마공원이나 장외발매소를 직접 찾는 방식과 이용 환경이 다른 만큼, 연령대별 이용 행태와 과몰입 위험을 지속적으로 점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방 예산이 매출 규모에 비해 충분한지도 과제다. 김 의원실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한국마사회의 전체 마권 매출은 6조4240억원이었지만, 마사회 자체 중독예방 사업비는 2억3128만원으로 매출의 약 0.004%에 그쳤다. 중독예방치유부담금 42억6832만원을 포함하면 관련 재원은 약 45억원으로, 매출 대비 약 0.07% 수준이다. 온라인 발매와 청년층 회원 비중이 함께 늘어나는 상황에서 예방사업의 규모와 실효성을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이다.
합법 경마 시장을 위협하는 불법경마의 규모도 만만치 않다. 한국마사회가 2024년 단속한 불법경마 사이트는 2만4609건이며, 이 가운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을 통한 폐쇄 조치로 이어진 사이트는 1만7498건이었다. 2025년 국내 불법경마 시장 규모는 약 7조1000억원으로 추산됐다. 같은 해 합법 경마 매출 6조4240억원보다 6760억원, 약 10.5% 큰 규모다. 한국마사회는 2025년 사이버단속 전담조직을 신설하고 불법경마 사이트 탐지 인공지능(AI) 성능 개선과 영업용 전화 차단시스템 강화에 나섰다.
김선교 의원은 “온라인 마권 이용이 커지면서 청년층의 회원 비중도 빠르게 늘고 있는데, 한국마사회가 마권 판매 확대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청년층의 온라인 마권 이용 실태와 중독 위험을 면밀히 분석하고, 연령대별,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실효성 있는 이용자 보호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