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 잠실 올림픽주경기장 한가운데서 굴렁쇠를 굴리던 소년의 모습은 세계인의 기억에 또렷이 남았다. 당시 텔레비전 앞에서 환호했던 어린이들은 이제 부모가 됐고, 올림픽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세대도 자랐다. 그날의 감동부터 한국 스포츠의 영광을 새긴 기록까지, 한 세대의 기억이 국립스포츠박물관에서 다시 펼쳐진다.
우리나라 최초의 스포츠 분야 국립박물관인 국립스포츠박물관이 15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 개관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조성한 박물관은 국내외 스포츠 유산을 보존하고 국민에게 그 가치를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지하 2층~지상 4층 규모로 상설전시관과 기획전시실, 수장고 등을 갖췄으며 소장 자료는 7만여점에 이른다.
1947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자 서윤복의 메달과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양정모의 경기복, 한국 축구의 선구자 김용식의 축구화, 서울올림픽 성화봉과 개회식 굴렁쇠 등 한국 스포츠사에서 의미 있는 유물들이 포함됐다. 서윤복의 메달은 광복 직후 한국 스포츠가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린 순간을 상징한다. 양정모의 경기복과 김용식의 축구화에는 각각 한국 선수단의 올림픽 첫 금메달과 한국 축구 태동기의 역사가 담겼다.
이날 개관식에는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하형주 서울올림픽기념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남인순 국회부의장, 이재정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정진완 대한장애인체육회장, 원윤종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고 서윤복의 딸 서정화씨 등 150여명이 참석했다.
최휘영 장관은 축사를 통해 “우리 국민은 나라를 빼앗겼을 때도 스포츠를 통해서 민족의 정체성을 지켜냈다. 또 국력의 전환기에는 1988 올림픽·패럴림픽 등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면서 우리 국민의 뛰어난 역량을 세계 무대에 알렸다”며 “국립스포츠박물관은 우리 스포츠의 기록과 유산이 국가 차원에서 보존되고 그 가치를 다음 세대로 이어가는 소중한 공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84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이기도 한 하형주 이사장은 “메달에는 선수의 땀만 남아 있는 것이 아니라 함께한 사람들의 헌신과 국민의 응원도 담겨 있다”며 “자료에는 승리의 환희뿐 아니라 도전과 좌절, 이름 없이 헌신한 분들의 이야기도 남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박물관은 개관을 기념해 17일 국민 200여명이 참여하는 도장 찍기 행사를 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