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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열린 소통’ 개방성 높였지만… 정책 혼선·토론 위축 부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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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적 국정운영 스타일 ‘명암’

국무회의서 부처 간 이견 대해서
李 “합리적 논쟁 통해 조율 민주적”
교부금 개편 맞서던 기획·교육부
공개 논쟁으로 정책 쟁점화 성과

외교·통일 등 상대 있는 현안 대해
정책 불협화음 혼선으로 비치기도
국무회의 생중계 축소 건의 대해
총리실 “장관들 자유롭게 의견 내”

이재명 대통령이 부처 간 이견 공개와 국무회의 생중계로 추진해 온 ‘열린 소통’이 개방적 국정 운영이라는 평가와 정책 혼선·토론 위축이라는 상반된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부처 간 다른 의견을 공개하고 조율하는 과정을 민주적 의사결정으로 강조해 왔다. 그러나 국민에게는 정책 혼선으로, 외교 상대국에는 엇갈린 정부 신호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무회의 생중계 역시 투명성을 높인 반면 대통령을 향한 자유로운 반론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회의 생중계와 공개 토론을 확대해 왔다. 지난 8월11일 국무회의에서는 산업통상부와 고용노동부의 주 52시간제 예외 적용 논쟁 등을 두고 “합리적 논쟁을 통해 입장을 하나로 조율해 가는 것을 민주적 과정이라고 봐야 한다”며 “현안에 대해 부처가 다른 의견을 가진 것 자체가 문제인 것처럼 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외교·통일부의 갈등에도 “각 부처가 고유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게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공개 논쟁이 정책의 쟁점을 드러내고 조율 과정을 투명하게 만든 사례도 있다. 이 대통령 제안으로 지난 7월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놓고 생중계 토론을 벌였다. 내국세 연동 방식의 개편 필요성과 안정적 교육재정 확보라는 상반된 판단을 국민 앞에 공개했고, 추가 협의를 거쳐 8월 정부안을 발표했다.

韓·美 정재계 인사들과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한·미 경제·정계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미 양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이행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이들과 양국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왼쪽부터 케빈 매카시 전 미국 하원의장,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 이 대통령, 류진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겸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찰스 프리먼 한미재계회의 이사. 청와대 제공
韓·美 정재계 인사들과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한·미 경제·정계 인사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미 양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전략투자 이행을 추진하는 가운데, 이 대통령은 이들과 양국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 확대를 당부했다. 왼쪽부터 케빈 매카시 전 미국 하원의장, 에반 그린버그 미한재계회의 위원장, 이 대통령, 류진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겸 한국경제인협회 회장, 찰스 프리먼 한미재계회의 이사. 청와대 제공

문제는 장관들의 공개 발언이 개인 의견보다 정부의 정책 신호로 받아들여지기 쉽다는 점이다. 대통령은 부처별 견해를 공개한 뒤 최종 조율하면 된다는 입장이지만 외부에서는 어느 발언이 검토 단계이고 무엇이 확정된 방침인지 즉각 구분하기 어렵다. 경제 분야에서는 정책 예측 가능성,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상대국에 전달되는 정부 메시지의 신뢰성과 직결될 수 있다.

 

최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대응을 둘러싼 외교부와 통일부의 엇갈린 입장이 대표적이다. 외교부는 북한의 불법 사이버 활동을 겨냥한 독자 제재를 검토했지만 통일부는 반대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사이버 활동 제재와 지뢰 폭발사고 대응에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연관성이 약하다”고 했다. 앞서 정 장관이 남·북·미·중 4자 대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상주의적”이라고 평가하며 현실성과 사전 조율 문제를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부처 간 이견 공개가 정책 조정의 과정일 수 있지만, 대북정책처럼 대외 메시지의 일관성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혼선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커진 셈이다.

 

국무회의 생중계도 ‘열린 소통’의 또 다른 쟁점이다. 대통령과 장관의 토론을 공개해 국민의 알 권리를 넓혔지만, 생중계되는 자리에서 국무위원이 대통령의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하기는 쉽지 않다는 문제 제기다. 지난 2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 비공식 만찬에서 일부 장관들이 생중계 범위 축소를 건의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부처 간에는 이견을 숨기지 말라고 주문하면서 정작 최종 결정권자인 대통령에게는 충분한 반론이 어려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한성숙 국무총리가 15일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열린 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대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한성숙 국무총리가 15일 대전 유성구 한국전자통신연구원에서 열린 지역 창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대토론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총리실은 15일 “국무위원들은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있고 대통령도 적극 수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지방세체납관리단 확대를 제안했을 때 임기근 당시 기획예산처 차관이 중앙부처 인력 증원은 적절하지 않다는 의견을 냈고 실제 수용됐다는 사례도 제시했다. 다만 관가에서는 생중계를 의식해 반대 의견을 완곡하게 전달해야 하는 부담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얘기가 나온다. 인터넷 등으로 생중계되는 상황에서 대통령 발언을 반박하기가 어렵단 것이다. 공개성 자체보다 민감한 사안을 사전에 충분히 토론하고,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한 뒤 최종 결론을 명확히 알리는 장치가 함께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 긍정 평가는 44%로 2주 전보다 1%포인트 올랐고 부정 평가는 49%로 1%포인트 내렸다. DMZ 지뢰 사고에 대해선 북한에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응답이 65%, 군사적 긴장을 낮춰야 한다는 응답이 32%였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기관이 지난 12~14일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을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응답률은 16.8%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