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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에 걸려 죽어가던 바다거북, 7년 만에 귀향…기업들이 바다 생명 살린다

그물에 걸려 심각한 상처를 입었던 붉은바다거북이 7년간의 치료를 마치고 바다로 돌아갔다. 생존조차 장담하기 어려웠던 상태에서 7차례 수술과 재활을 견뎌낸 끝에 처음 구조됐던 제주 해안으로 복귀한 것이다.

 

아쿠아플라넷 제공
아쿠아플라넷 제공

해양생물을 살리기 위한 기업들의 활동도 이어지고 있다. 아쿠아리플라넷과 씨라이프 부산아쿠아리움은 다친 바다거북을 구조하고 치료해 자연으로 돌려보내고 있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과 씨라이프 코엑스도 멸종위기 해양생물 보전과 보호 인식 확산에 참여하고 있다. 수족관의 역할이 관람을 넘어 구조와 치료, 종 보전으로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이날 오전 11시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광치기 해변에서 붉은바다거북 '럭키'를 자연 방류했다.

 

럭키가 처음 발견된 것은 2019년 8월 27일이다. 당시 성산읍 해안가에서 그물에 엉킨 채 구조됐으며, 왼쪽 상완골이 노출되고 오른쪽 어깨 근육과 식도까지 심하게 손상된 상태였다.

 

해양경찰의 요청을 받고 출동한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곧바로 치료에 들어갔다. 혈관 파열에 따른 응급수술부터 식도 봉합, 어깨 괴사조직과 염증 제거까지 모두 7차례 수술이 이어졌다.

 

치료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상처가 재발하고 염증이 반복되면서 소독과 음압치료, 엑소좀 냉각치료 등을 병행해야 했다.

 

지난 2월 마지막 수술을 마친 럭키는 부상 부위가 회복되면서 방류 준비에 들어갔다. 지난 9월 29일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의 방류 결정도 받았다.

 

7년간 사람의 보호를 받은 만큼 야생 적응 훈련도 필요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사람과의 접촉을 줄이고 먹이 공급 신호를 최소화했다. 깊은 수심에서 헤엄치고 잠수하는 능력, 주변 생물과 환경 변화에 대한 반응도 살폈다. 방류 현장에서는 사람이 직접 바닷물에 넣지 않고 럭키가 모래사장을 지나 스스로 바다로 이동하도록 유도했다.

 

다친 바다거북을 치료해 자연으로 돌려보낸 사례는 부산에서도 확인된다. 씨라이프 부산아쿠아리움은 지난해 9월 11일 제주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구조·치료한 바다거북 3마리를 방류했다. 푸른바다거북 2마리와 붉은바다거북 1마리로, 부산과 거제 지역에서 구조된 개체들이다.

 

방류는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등 관계기관과 협력해 진행됐다. 바다거북에는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해 이동 경로와 자연 적응 상태를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

 

씨라이프 부산아쿠아리움은 해양수산부 지정 해양동물전문구조·치료기관이다. 어망에 걸리거나 해안가로 떠밀려 온 바다거북을 주민과 해경 등의 신고를 받아 구조한다. 상태가 양호하면 현장에서 방류하고, 치료가 필요한 개체는 아쿠아리움으로 옮겨 관리한다.

 

아쿠아플라넷 여수 역시 바다거북 번식과 방류에 참여하고 있다. 2017년 국내 최초로 푸른바다거북의 실내 인공부화에 성공했으며, 당시 구조·치료한 개체 3마리와 인공부화한 어린 개체 80마리를 제주 바다에 방류했다. 지난해 9월에는 인공증식한 매부리바다거북 8마리가 자연으로 돌아갔다.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은 해양생물 구조·치료와 멸종위기종 보전 분야에 참여하고 있다. 2016년 해양생물 서식지외보전기관과 해양동물전문구조·치료기관으로 지정됐다.

 

서해 물범과 바다거북, 토종 고래인 상괭이 등을 구조·치료 대상으로 삼고, 멸종위기에 처한 연산호와 수지맨드라미류의 증식 연구도 추진하기로 했다.

 

2021년에는 해양생물 보호를 주제로 한 '보호海'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바다거북 관련 전시와 교육 콘텐츠를 통해 관람객에게 해양생태계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는 방식이다.

 

씨라이프 코엑스 아쿠아리움도 해양생물 보호 활동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해양생물 보호단체 SEA LIFE Trust와 연계해 해양생물 구조와 서식지 보전, 해양 쓰레기 문제를 알리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중앙내수면연구소와는 천연기념물인 어름치의 전 생애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강릉항 인근에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 '안목이' 구조에도 전문기관과 협력해 참여했다. 바다거북뿐 아니라 돌고래와 담수 생물까지 보호 활동의 대상이 넓어지고 있다.

 

민간 수족관의 구조·치료 활동은 정부의 해양생물 복원 사업과도 연결된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8월 27일 제주 중문색달해수욕장에서 바다거북 12마리를 방류했다. 푸른바다거북 6마리, 붉은바다거북 2마리, 매부리바다거북 4마리다.

 

이 가운데 8마리는 구조 후 치료받은 개체였으며, 2마리는 인공증식된 개체였다. 나머지 2마리는 전시 목적으로 반입됐던 개체다.

 

아쿠아플라넷 여수와 제주, 씨라이프 부산아쿠아리움이 협력했다. 방류된 바다거북에는 위성추적장치를 부착해 이동 경로와 자연 적응 상태를 관찰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이 필요한 배경에는 폐어구와 해양 쓰레기 문제가 있다. 바다거북은 어망에 걸리거나 낚싯줄에 얽혀 심각한 부상을 입기도 한다.

 

제주에서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매년 평균 30여 마리의 바다거북 사체가 해안에서 발견됐다는 환경단체의 조사 결과도 나왔다.

 

붉은바다거북은 국내에서 자연 번식이 확인된 바다거북으로, 해양수산부가 지정한 해양보호생물이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 거래를 규제하는 협약인 CITES 부속서 1에도 등재돼 있다.

 

수족관이 다친 생명을 구조하고 치료하는 역할을 맡는다면, 폐어구 수거와 서식지 보호는 같은 피해가 반복되는 것을 막는 일이다.

 

기업들의 해양생물 보호 활동도 구조와 방류 실적뿐 아니라 자연 복귀 이후의 생존과 서식 환경 개선까지 이어지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