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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터 42점 원맨쇼’ 심상치 않은 삼성 돌풍…‘천적’ LG 잡고 개막 4연승 [잠실 현장]

삼성 케렘 칸터, 3쿼터까지 37점…승부처서 존재감 과시
지난 시즌 LG에 6전 전패…맞대결 열세 끊고 설욕
경기 전까지 평균 실점 71점대…탄탄한 수비에 공격력까지
아셈 마레이 부상 공백에 외국인 조합 숙제…LG 2승 3패
서울 삼성 케렘 칸터가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칸터는 42점을 쏟아부으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서울 삼성 케렘 칸터가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피해 슛을 시도하고 있다. 칸터는 42점을 쏟아부으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잠실=권준영 기자] 프로농구 서울 삼성이 케렘 칸터의 원맨쇼를 앞세워 지난 시즌 정규리그 우승팀 창원 LG를 꺾고 개막 4연승을 질주했다. 칸터는 혼자서 42점을 쏟아붓는 폭발적인 득점력을 과시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삼성은 오랜 기간 이어진 LG전 열세까지 끊어내며 시즌 초반 선두 경쟁에서 존재감을 키웠다.

 

서울 삼성 케렘 칸터가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골밑 슛을 시도하고 있다. 칸터는 이날 42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개막 4연승을 이끌었다.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서울 삼성 케렘 칸터가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골밑 슛을 시도하고 있다. 칸터는 이날 42점을 기록하며 삼성의 개막 4연승을 이끌었다.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삼성은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LG와의 경기에서 93-86으로 승리했다. 개막 4경기를 모두 잡은 삼성은 4승 무패를 기록했다. 2003~2004시즌 이후 22년 10개월 만에 개막 4연승을 달성했다. 반면 LG는 2승3패로 승률이 5할 아래로 떨어졌다.

 

삼성은 앞선 세 경기에서도 수원 KT를 81-76, 안양 정관장을 66-58로 제압했다. 고양 소노전에서는 3쿼터까지 11점 차로 뒤졌지만, 칸터가 경기 종료 6초 전 역전 3점포를 터뜨려 82-8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전까지 경기당 평균 실점이 71점대에 그칠 만큼 수비에서 안정감을 보인 삼성은 이번 LG전에서도 접전 끝에 승리를 거두며 초반 상승세를 이어갔다.

 

삼성 김상식 감독은 초반 성적의 배경으로 선수 개개인의 욕심보다 팀 전체의 움직임을 강조했다. 그는 “저희 팀은 다 같이 해야 되는 팀”이라며 “욕심을 좀 버리라고 얘기한다. 욕심은 저희는 욕심 부려서 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비와 리바운드에 집중하고 기회가 생기면 빠르게 공격으로 전환하는 팀 농구가 삼성의 기본 방향이라는 설명이다.

 

김 감독은 개막 연승에도 들뜨기보다 경계심을 드러냈다. 그는 “저도 초반에 당황스럽고, 좋으면서도 또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라며 “2라운드, 3라운드 가다 보면 예상하던 평균이 나와버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시즌 초반의 좋은 흐름이 장기 레이스에서도 이어진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만큼, 경기력이 흔들리는 시기에도 팀을 추스르는 데 집중하겠다는 뜻이다.

 

김 감독은 공격이 풀리지 않는 구간에는 수비로 버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2·3쿼터는 우리가 치고 나갈 수가 없으니 디펜스 열심히 하고 일단 그때는 버텨야 된다”고 말했다. 삼성은 부상 변수도 안고 있다. 김 감독은 신동혁의 몸 상태에 대해 “진단이 좀 많이 나와가지고 당분간은 많이 못 뛸 것 같다”고 밝혔다. 개막 이후 세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 수비와 리바운드, 활동량을 보탰던 신동혁의 공백에 대해서는 “나머지 선수들은 똑같이 우리가 하는 대로 열심히 해서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승리는 삼성에 상대 전적의 부담을 덜어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삼성은 지난 시즌 LG와의 맞대결에서 6전 전패를 당했고, 이날 경기 전까지 LG전 9연패에 빠져 있었다. 마지막 승리는 2025년 1월 9일 홈 경기로, 당시 92-88로 이겼다. 조상현 감독이 LG 지휘봉을 잡은 2022~2023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상대 전적도 LG가 19승 5패로 크게 앞섰다. 삼성은 칸터의 맹활약을 앞세워 이어지던 열세를 끊었다.

 

LG는 아셈 마레이의 부상 공백 속에 외국인 선수 조합과 수비 조직력을 정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LG 조상현 감독은 마레이의 복귀 시점에 대해 “이번 주는 좀 힘들 것 같다”며 “10월 말 정도까지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레이는 지난 11일 정관장전에서 변준형과 충돌한 뒤 눈 부위에 부상을 입었다.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회복 상태를 지켜본 뒤 결정될 전망이다.

 

마레이의 이탈은 골밑 전력뿐 아니라 시즌 전 구상한 전술 조합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조 감독은 외국인 선수 조합에 대해 “아직까지는 어떤 특별한 효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결국 개인 능력으로 다 이걸 풀 수 있는 선수들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수비 방향과 상대 외국인 선수 대응법 등을 계속 주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레이가 빠진 상황에서 선수별 역할과 수비 약속을 다시 맞춰야 해 계획했던 조합의 효과를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경기 전까지 LG는 득점력과 수비 안정성의 불균형도 해결해야 했다. 평균 득점은 84.0점이었지만 평균 실점은 86점대로 실점이 득점보다 많았다. 승리한 두 경기에서는 평균 99.5점을 올린 반면 패한 두 경기에서는 평균 득점이 68.5점에 그쳤다. 이날도 경기 막판까지 삼성과 접전을 벌였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

 

서울 삼성 이관희가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피해 공격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서울 삼성 이관희가 15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창원 LG와의 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피해 공격 기회를 엿보고 있다. 한국농구연맹(KBL) 제공

경기는 초반 삼성의 공세와 LG의 추격이 맞물리며 팽팽하게 흘렀다. 삼성은 1쿼터 초반 케렘 칸터의 연속 득점으로 12-7, 16-9까지 달아났다. 한호빈도 3점포를 보태며 19-9로 격차를 두 자릿수로 벌렸다. 그러나 LG는 아치 굿윈이 3점슛에 이어 덩크슛까지 터뜨리며 추격에 나섰고, 쿼터 종료 직전 외곽포를 더해 점수 차를 1점으로 좁혔다. 삼성은 22-21로 앞선 채 1쿼터를 마쳤다.

 

2쿼터에는 삼성의 공격이 주춤한 사이 LG가 흐름을 뒤집었다. LG는 쿼터 초반 22-26으로 역전한 뒤 칼 타마요와 굿윈의 득점을 앞세워 공세를 이어갔다. 타마요가 쿼터에만 13점, 굿윈이 9점을 보태며 공격을 이끌었다. 삼성은 잇따른 실수로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크리스 맥컬러가 10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격차를 좁히지 못했고, LG는 한때 24-33까지 달아났다. 2쿼터에만 27점을 몰아넣은 LG는 전반을 41-48로 앞선 채 마쳤다.

 

3쿼터 들어 삼성의 반격이 시작됐다. 칸터의 연속 득점으로 51-52까지 따라붙은 삼성은 곧바로 역전에 성공했고, 한호빈의 자유투 등을 묶어 55-52로 달아났다. LG는 작전시간을 요청하며 흐름을 끊으려 했다. 굿윈과 타마요를 앞세운 LG가 61-61 동점을 만들었지만, 삼성은 칸터를 중심으로 다시 공격의 활로를 찾으며 리드를 되찾았다. 칸터는 3쿼터까지 37점을 기록했고, 삼성은 쿼터에 29점을 몰아넣어 70-64로 앞선 채 마지막 쿼터에 들어갔다.

 

4쿼터에도 접전은 이어졌다. LG는 추격 끝에 72-74까지 따라붙은 뒤 3점슛으로 75-74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은 이근휘의 3점포로 다시 앞서갔지만 LG가 동점을 만들었다. 경기 종료 4분여를 남겼을 때도 LG가 근소하게 앞섰다. 삼성은 칸터의 골밑 득점과 상대 반칙 유도를 앞세워 다시 리드를 잡았다. 경기 종료 3분15초를 남기고 LG가 작전시간을 요청했지만, 삼성은 이관희의 연속 3점포로 격차를 벌렸다. 이근휘까지 외곽포를 보태며 LG의 추격을 뿌리친 삼성은 리드를 지켜 개막 4연승을 완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