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공세를 멈추지 않으면서 유럽연합(EU)과 걸프 국가들 간 정상회의마저 차질을 빚게 됐다. 중동 안보 상황 악화가 역내 외교 일정까지 흔드는 양상이다.
EU는 15일(현지시간) 오는 24일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2차 EU-걸프협력회의(GCC) 정상회의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EU는 구체적인 연기 사유는 밝히지 않은 채 새 개최 일정을 적절한 시점에 공지하겠다고만 설명했다.
EU는 이날 성명에서 “EU와 GCC의 협력은 양측 모두에 매우 중요한 전략적 의미를 지닌다”며 "이런 협력관계를 더욱 심화하고 2024년 10월 제1차 정상회의를 계기로 형성된 동력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GCC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쿠웨이트, 바레인, 오만 등 페르시아만 연안 6개국으로 구성된 지역 협의체다.
로이터통신은 연기 배경과 관련해 GCC가 이날 정상회의 연기를 발표하면서 사우디를 겨냥한 후티의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과 리야드 관문인 킹칼리드 국제공항의 운영 중단 조치가 길어지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고 보도했다. 각국 정상단이 드나들 공항이 사실상 마비된 상황에서 회의를 강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후티는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예멘 정부군이 지난 4일 후티 장악 지역 탈환을 위한 작전 개시를 선언한 이후 사우디 본토를 향해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공격을 이어왔다.
EU와 GCC는 2024년 10월 브뤼셀에서 첫 정상회의를 열고 에너지·안보·교역 분야 협력 확대를 약속한 바 있다. 2년 만의 두 번째 회의는 사우디가 주최국으로 나서 걸프 지역에서 열리는 첫 회의라는 상징성을 띠었으나, 후티의 공세가 사우디 수도의 안전까지 위협하면서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