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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6세대 전투기 독식한 보잉…화려한 승리 뒤에 숨은 부담 [박수찬의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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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47·F/A-XX 수주…록히드 밀어내
중국 겨냥한 6세대 함재기…항모전 바꾼다
6세대 전투기 동시 개발…인력·비용 변수

미국이 2030년대 태평양의 제공권을 장악하려는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미 공군 F-47에 이어 미 해군도 6세대 전투기 개발을 본격화하면서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 해군 F/A-18을 대체할 6세대 전투기 F/A-XX 개발업체로 보잉을 선정했다.

 

미 공군이 공개한 6세대 전투기 F-47의 상상도. 보잉이 개발할 예정이다. 미 공군 제공
미 공군이 공개한 6세대 전투기 F-47의 상상도. 보잉이 개발할 예정이다. 미 공군 제공

계약 규모는 본격 개발 단계 기준 200억달러(약 27조원) 이상이며, 시험기 여러 대가 포함된다.

 

보잉은 지난해 3월 F-47 개발계약 수주에 이어 F/A-XX까지 확보, 6세대 전투기 시장에서 록히드마틴을 제치고 우위에 설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과거 항공기 개발 프로그램에서 결함과 일정 지연 등을 겪었던 보잉이 F-47과 F/A-XX를 동시에 개발할 수 있을지를 놓고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F/A-XX, ‘중국 견제’ 선봉 서나

 

미 해군의 F/A-XX는 추진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었다. F-47 개발을 앞세우는 미 국방부의 정책 기조 때문이었다.

 

미 국방부는 한정된 산업 기반을 고려, F/A-XX를 최소 예산으로만 유지하면서 F-47 개발을 진행하고, 그로 인해 얻는 성과를 F/A-XX에 활용하려고 했다. 

미 해군 F-35C가 항모 칼빈슨함 비행갑판에서 이륙을 앞두고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 해군 F-35C가 항모 칼빈슨함 비행갑판에서 이륙을 앞두고 대기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중국의 6세대 전투기 개발이 가속화하는 국면에서 미 해군은 5세대 스텔스기 F-35C에만 의존하기는 어려웠고,  4세대 전투기인 F/A-18의 퇴역 문제까지 고려해야 했다.

 

이에 따라 F/A-XX 사업 동력은 계속 유지됐다. 지난해 3월 록히드마틴이 수주 경쟁에서 탈락했다.

 

록히드마틴은 미국 스텔스기 시장에서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지위를 누려왔다.

 

해군·공군·해병대의 항공전력은 모두 F-35를 중심으로 재편된 상태였다.

 

하지만 개발 단계서부터 F-35를 괴롭혔던 소프트웨어 등의 결함은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도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

 

미 공군에 이어 해군마저 록히드마틴을 탈락시킨 이유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보잉이 공개한 F/A-XX가 항모 주변을 비행하는 상상도. 보잉 제공
보잉이 공개한 F/A-XX가 항모 주변을 비행하는 상상도. 보잉 제공

록히드마틴이 ‘기준 미충족’으로 밀려나면서 보잉과 노스롭 그루먼이 최종 경쟁을 벌였다.

 

미 국방부는 항공모함 함재기 개발 경험을 지닌 보잉의 손을 들어줬다. 

 

F/A-XX의 세부 성능은 공개되지 않았다. 보잉도 기밀이라는 이유로 설계에 대한 추가 설명을 거부했다.

 

다만 F/A-XX는 유사시 태평양에서 중국 해군 항공대 및 공군과 맞서야 하는 만큼 장거리 공대지 타격 능력과 함대 방공 능력을 함께 갖출 전망이다.

 

F-47이 제공권 장악에 초점을 맞추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항공모함에 탑재되는 함재기는 지상 및 해상 공격과 공중전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는 만큼 F-47과는 개념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다.

 

F/A-XX는 다른 함정·항공기가 수집한 표적 정보를 공유할 전망이다. 이는 전투기에 탑재되는 센서의 종류를 줄여서 비용 절감을 꾀할 수 있게 한다.

 

6세대 전투기에서 공통적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되는 레이저 무기와 고성능 레이더 등의 전자장비 가동에 필요한 대용량 전력·냉각 체계도 갖춰질 것으로 보인다.

 

보잉이 공개한 F/A-XX가 항모 비행갑판에서 이륙 준비중인 모습을 그린 상상도. 보잉 제공
보잉이 공개한 F/A-XX가 항모 비행갑판에서 이륙 준비중인 모습을 그린 상상도. 보잉 제공

항속거리가 얼마나 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F-35C보다는 더 오랜 시간을 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의 대함탄도미사일(ASBM) 위협 등과 관련이 있다.

 

ASBM으로 인해 미 해군 핵항모가 중국 연안에 접근하기는 어렵다. 

 

먼 바다에서 함재기가 출격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수준의 비행능력이 필요하다.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과 MQ-25 무인급유기를 활용하면 중국 ASBM과 방공망 위협 범위 밖에서 오랜 시간 체공하면서 중국 내 주요 표적을 타격할 수 있다.

 

F/A-XX는 미 해군이 운용할 무인기인 협동전투기(CCA)를 통제해 유·무인 전투체계를 구축, MQ-25 무인급유기와 더불어 항공단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미 해군 전자전기인 F/A-18G가 퇴역하면 전자적 공격 임무도 수행할 가능성이 있다. 

미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이 함재기를 가득 싣고 출항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 항모 시어도어 루스벨트함이 함재기를 가득 싣고 출항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개발 리스크도 상당 수준

 

미 국방부의 결정으로 보잉은 미국의 6세대 전투기 개발을 독점하게 됐다.

 

노스롭 그루먼이 진행중인 6세대 스텔스 폭격기 B-21 프로그램이 있으나, 전투기 시장의 경쟁자였던 록히드마틴을 따돌렸다는 점에서 보잉의 성과는 주목할 부분이다.

 

하지만 F/A-XX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평가가 많다. 개발을 맡은 보잉의 역량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보잉의 군수부문은 예전부터 개발·생산 과정에서 논란에 시달렸다.

 

KC-46 공중급유기는 기술적 결함이 끊이지 않았다. T-7 훈련기도 비슷한 상황이다. 신형 에어포스원(VC-25B) 사업은 비용이 수십억 달러 이상 초과하는 문제가 불거졌다.

 

보잉이 F-47과 F/A-XX 개발을 함께 진행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되는 것도 이같은 전력에 기인한 바 크다.

 

F-47과 F/A-XX 개발에 필요한 엔지니어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는지도 불투명하다.

 

전투기 개발 단계에서의 비용과 일정은 설계·통합·시험 엔지니어링 인력이 큰 영향을 끼친다.

 

6세대 전투기 개발은 고도의 기밀사업으로서, 최고 수준의 보안 인증을 받은 인력만 투입할 수 있다.

 

그만큼 보안 인증 절차에 시간이 걸려서 외부 인력을 즉시 충원하기가 어렵다. 

 

6세대 전투기에 적합한 스텔스 형상·재료, 함재기 구조 등을 다룰 전문가를 찾는 것도 쉽지 않다.

 

신규 인력을 채용해도 생산성이 일정 수준에 이르려면 몇 년의 시간을 들여 교육을 시켜야 하는 과제가 남는다.

 

결국 개발 초기에는 기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하는데, F-47 개발 일정이 지연되면 F/A-XX 초기 설계 시기와 겹칠 위험이 있다.

보잉 로고가 전시장 밖에 붙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보잉 로고가 전시장 밖에 붙어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같은 위험이 현실화하면 6세대 전투기 관련 엔지니어 수요를 충당하는 것은 F/A-XX 개발에서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기존 일정대로 F-47의 첫 비행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F/A-XX 설계 엔지니어 확보도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

 

F-47과의 공통성 수준도 변수다. 같은 회사에서 개발하지만 F-47과 F/A-XX의 공통성이 어느 정도일지는 불확실하다.

 

공통성이 높다면 설계도구, 임무체계, 부품 공급망 등을 공유할 수 있다. 인력과 비용 부담이 줄어든다.

보잉이 생산하는 F-15EX 전투기 1호기가 조립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보잉이 생산하는 F-15EX 전투기 1호기가 조립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하지만 공군 전투기와 해군 함재기는 근본적으로 요구사항이 다르고, F/A-XX는 F-47과는 다른 엔진을 사용하므로 공통성은 기존 예상보다 낮을 가능성도 있다.

 

이는 비용 상승과 개발 소요 시간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보잉의 F/A-XX 개발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보잉은 공군 분야와는 달리 해군 항공 전력에선 기술적 논란이 크지 않았다.

 

F-35가 소프트웨어 등의 결함에 시달리는 동안 F/A-18 슈퍼 호넷과 E/A-18G 그라울러는 정상적으로 운용되면서 미 해군 항공대의 전력을 유지했다.

보잉이 생산한 P-8A 해상초계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보잉이 생산한 P-8A 해상초계기가 활주로에서 이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P-8A 해상초계기도 순조롭게 진행됐다.

 

미 해군으로서는 함재기 개발 경험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해군 관련 무기 프로그램에서 별다른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던 보잉에 주목할 만한 이유가 충분한 셈이다.

 

미 해군은 예전부터 해군 관련 사업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축적한 업체와 손잡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같은 측면에서 노스롭 그루먼이 선택되기는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보잉이 최근 수년간 생산 능력과 디지털 엔지니어링 역량에 투자를 해왔던 점도 긍정적 요소로 꼽힌다.

 

하지만 미 국방부와 해군이 F/A-XX 프로그램을 강력하고도 효율적으로 통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다면, F-35에서 발생한 결함과 논란, 비용 증가 문제가 재연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