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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 나오면 결혼, 헝겊 나오면 가난…핼러윈 밤 빵을 자른 이유 [여행+]

오는 31일 에버랜드·롯데월드 핼러윈 축제

올해 핼러윈은 오는 31일 토요일로 모처럼 온 가족이 모여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됐다. 이에 맞춰 에버랜드는 낮에 호박 퍼레이드를 열고, 오후 4시부터는 좀비 분장을 해 볼 수 있는 공포 체험 구역 ‘블러드시티’에서 대형 공연을 펼친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일본 공포 만화가 이토 준지의 작품으로 핼러윈 분위기를 연출한다.퍼레이드와 공포 체험이 시간대로 갈려 아이와 나선다면 해가 지기 전에, 공포를 즐기려면 해가 진 뒤 놀이공원을 찾는 편이 좋겠다.

 

에버랜드 블러드시티에서 좀비 분장을 한 사람들이 연기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버랜드 제공
에버랜드 블러드시티에서 좀비 분장을 한 사람들이 연기자들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에버랜드 제공

◆ 핼러윈 유래, 순무에 새긴 얼굴이 미국서 호박이 됐다

 

핼러윈을 상징하는 호박 등불은 처음부터 호박이 아니었다. 아일랜드에서는 순무에 얼굴을 새겼다.

 

핼러윈이라는 이름은 ‘모든 성인의 날’인 11월 1일의 전날 밤을 가리키는 ‘올 핼로스 이브’(All Hallows’ Eve)가 스코틀랜드식으로 줄어든 말이다.

 

16일 아일랜드 국립박물관에 따르면 핼러윈은 11월 1일 ‘삼하인’의 전야다. 삼하인은 아일랜드 전통 달력에서 계절을 가르는 네 기점 가운데 하나였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이 무렵 이승과 저승 사이 장막이 얇아져 영혼이 넘어온다고 믿었다. 말총과 양털을 천 조각에 붙여 만든 가면을 쓰고, 순무에 얼굴을 새겨 집 밖에 내놓은 것도 몸을 지키려는 뜻이었다.

 

미국으로 건너간 아일랜드 이민자들은 순무 대신 깎기 쉬운 호박을 썼다.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 이민자들이 19세기 북미에 핼러윈 풍습을 들여왔고, 이후 미국을 거쳐 여러 나라로 퍼졌다.

 

망자의 영혼으로 분장한 사람들이 집집이 돌며 그 영혼 몫의 음식을 받던 풍습도 있었다. 아일랜드 정부는 이를 오늘날 아이들이 분장하고 이웃집을 도는 ‘트릭 오어 트릿’의 뿌리로 소개한다.

 

다만 핼러윈의 기원을 두고는 켈트족 삼하인 축제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과, 기독교 축일 전야에서 따로 시작됐다는 견해가 엇갈린다.

 

얼굴을 새긴 호박 장식이 조명을 두른 나무에 매달려 있다. 2012년 11월 경북 청도 프로방스에서 찍은 핼러윈 장식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제공
얼굴을 새긴 호박 장식이 조명을 두른 나무에 매달려 있다. 2012년 11월 경북 청도 프로방스에서 찍은 핼러윈 장식이다. 사진=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제공

◆ 반지 든 빵을 자르던 밤

 

핼러윈 밤 아일랜드 식탁에는 점을 치는 빵이 올랐다. 말린 과일을 넣어 구운 빵 ‘바름브랙’이다.

 

빵 안에는 물건을 넣었다. 동전이 나오면 재물이, 반지가 나오면 결혼이, 헝겊 조각이 나오면 가난이 따른다고 여겼다.

 

으깬 감자에 양배추와 양파를 섞은 ‘콜캐넌’도 핼러윈 음식으로 꼽힌다. 가을걷이한 과일과 견과류도 상에 올랐다. 사과 같은 물건을 베개 밑에 두고 자면 꿈에 장래 배우자가 나타난다는 믿음도 있었다.

 

지금은 이런 음식도 사 먹는 경우가 많다. 아일랜드 국립박물관의 민속 소장품 책임자 클로다 도일은 박물관 누리집 글에서 “요즘은 집에서 만드는 게 줄었다. 바름브랙도, 의상도, 간식도 슈퍼마켓이 맡는다”고 했다.

 

얼굴을 새긴 호박들이 조명을 두른 건물 앞에 놓여 있다. 2012년 11월 경북 청도 프로방스에서 찍었다. 사진=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제공
얼굴을 새긴 호박들이 조명을 두른 건물 앞에 놓여 있다. 2012년 11월 경북 청도 프로방스에서 찍었다. 사진=한국관광공사(김지호) 제공

◆ 아이와 간다면 해 지기 전에

 

에버랜드는 가을 축제 기간 매일 호박과 해골로 꾸민 차량이 행진하는 ‘스마일리 펌킨 퍼레이드’를 연다.

 

사파리 1㎞ 구간을 걸으며 기린·코뿔소·코끼리 등 동물 15종을 가까이서 보는 ‘와일드 사바나 익스페디션’도 축제 기간에 운영한다. 유료였던 리버트레일 구간은 무료로 열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는 주말과 공휴일 오후 4시 쌍둥이 마녀와 유령이 나와 함께 사진을 찍는 ‘트릭 오어 타로’가 열린다.

 

공포 분위기가 부담스러운 아이라면 우리 도깨비를 만나는 길도 있다. 서울 종로구 국립민속박물관 어린이박물관의 상설전 ‘내 친구 도깨비’는 꼬마 도깨비와 함께 잃어버린 도깨비방망이를 찾아 나서는 참여형 전시다. 관람은 무료이고 누리집에서 미리 예약해야 한다.

 

에버랜드 ‘스마일리 펌킨 퍼레이드’에서 호박으로 꾸민 차량이 연기자들과 함께 행진하고 있다. 사진=에버랜드 제공
에버랜드 ‘스마일리 펌킨 퍼레이드’에서 호박으로 꾸민 차량이 연기자들과 함께 행진하고 있다. 사진=에버랜드 제공

◆ 공포를 즐기려면 해가 진 뒤

 

에버랜드의 공포 체험 구역 블러드시티는 2017년 처음 문을 열어 올해로 10년째다. 그동안 누적 방문객이 1000만명을 넘었다.

 

올해는 ‘블러드시티 제로’라는 이름으로 영화 ‘해적’, ‘공조2’를 연출한 이석훈 감독과 함께 만든 대형 이머시브 공연을 매일 오후 4시부터 9시까지 연다.

 

입장객은 따로 돈을 내지 않고 참여할 수 있다. 방문객은 대원이 돼 다섯 개 구역에서 탈출 미션을 수행하고, 좀비 의상과 분장도 체험할 수 있다.

 

롯데월드 어드벤처는 ‘기묘한 세계의 초대’라는 이름으로 이토 준지의 ‘토미에’, ‘소이치’ 속 인물과 장면을 매직아일랜드 곳곳에 옮겨 놓았다. 매일 오후 8시20분에는 새 야간 퍼레이드 ‘다크 판타지 페스티벌’이 지나가고, 토미에 교복을 빌려 입거나 캐릭터 임시 타투를 해 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