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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발전공기업 터빈 소화설비, 불 나도 작동 안 하게 설정돼 있었다

한 발전공기업이 발전소 터빈을 화재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소화설비를 설치해놓고 정작 불이 나도 작동하지 않도록 설정해 놓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해 자체감사에서 적발됐다.

한국남부발전이 터빈 보호용 소화설비를 화재 시 동작하지 않도록 설정해 둔 채 방치한 사실이 자체감사에서 적발된 것을 풍자한 이미지.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
한국남부발전이 터빈 보호용 소화설비를 화재 시 동작하지 않도록 설정해 둔 채 방치한 사실이 자체감사에서 적발된 것을 풍자한 이미지. 인공지능(AI) 플랫폼 ‘세계온(SEGYE.On)’으로 생성

17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실이 한국남부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2025년도 자체감사 처분요구서 자료에 따르면 남부발전은 터빈 건물 내 화재를 조기 진압하고 대형 화재로 번지는 걸 막기 위해 터빈 고압유 계통 설비 주변에 소화설비를 설치했다.

 

그러나 감사실이 진행한 현장 점검에서 이 소화설비가 화재 발생 시에도 동작하지 않도록 설정돼 있단 게 확인됐다. 분사구 일부는 파손된 상태였다.

 

남부발전은 터빈 보호용 소화설비를 설치한 이후 감사일까지 설비 동작 시험이나 주기적 점검을 시행하지 않았다. 관련 절차서도 제정돼 있지 않았다.

 

내부 세칙에 따라 발전설비에 설치된 소방설비는 외관 점검, 작동·기능 점검, 종합 정밀 점검 등을 각각 월 1회 이상, 연 1회 이상 등 주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점검 실적도 기록·관리해야 한다. 이런 부분이 전혀 지켜지지 않은 것이다.

 

감사실은 “발전소 주요 설비는 화재사고 시 인명피해뿐 아니라 복구에 상당한 기간과 예산이 소요되기 때문에 주요 설비 소방설비는 주기적으로 점검해 유사시 즉시 동작, 사용이 가능하도록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해당 사업본부는 소화설비 설치 직후 사용 절차를 현장 설비에 부착하는 등 조치를 했지만 이후 설비 담당 직원의 잦은 교체로 인해 설비 관리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감사실은 이 본부에 ‘기관주의’와 ‘개선’을 요구했다. 터빈 보호용 소화설비 관리 강화, 관련 부서 대상 교육, 주기적 기능점검을 위한 절차서 제정 등 내용이 여기에 포함됐다. 

 

이용우 의원은 “불을 끄라고 설치한 설비가 불이 나도 작동하지 않도록 설정돼 있었는데 동작시험도, 주기적 점검도 하지 않았다는 건 안전관리에 얼마나 무책임했는지 보여준다”며 “담당 직원이 자주 바뀌었다는 설명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남부발전은 현장 노동자의 생명과 발전설비를 지켜야 할 기본적인 관리 의무를 왜 이행하지 않았는지 책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할 부처인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대해서도 “산하기관 전반에 소화설비 등 핵심 안전설비가 작동하지 않는 상태로 방치되거나 필수 점검을 누락한 사례가 없는지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