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박원순 전 시장 재임 시절인 2012 ~2020년 정비 구역 389곳을 해제해 약 43만호의 주택 공급 기회를 잃었다는 반성문을 내놨다. 시는 389곳 모두 해제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시는 16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서울 주택 공급 정책 20년(2006∼2026)의 평가와 성찰’ 백서를 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시는 박 전 시장 시절 주민 의사와 절차적 정당성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정비 구역 683곳 중 사직2구역, 창신·숭인 재정비 촉진 지구 7개 구역 등 과반인 389곳이 대거 해제됐다고도 반성했다.
유형별로는 주민 요청 등 의견 조사를 거쳤지만 절차 부실 등이 있었던 ‘유형 B’가 264곳에 달했다. 이어 조례를 개정해 주민 의견 조사 없이 직권 해제할 수 있게 하는 등의 ‘유형 A’가 66곳, 주민 의사와 달리 일몰제 기한 도과를 이유로 기계적으로 해제한 사례 등이 있는 ‘유형 C’가 59곳이다. 이 중 177곳에선 정비 사업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시는 또 “뉴타운을 해제한 박원순 시정은 그 대안으로 도시 재생 사업을 꺼내 들었다”며 “그 결과 도시 재생 활성화 사업 약 9110억원, 주거 환경 개선 사업 약 1850억원 등 시민 혈세 1조960억원이 고스란히 투입됐다”는 분석도 내놨다. 1조960억원 중 상당수는 도시 재생에서 다시 정비 사업으로 전환되며 매몰 비용으로 처리되고 말았다.
아울러 시는 백서에 2021년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규제 완화와 정비 사업 정상화로 공급 기반을 복원한 과정과 성과도 담았다.
시는 지난 20년의 성찰과 평가를 바탕으로 공급 공백과 재정 낭비가 반복되지 않게 정책 일관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는 한편, 2031년까지 31만호 착공을 목표로 사업성 개선과 인허가 기간 단축을 추진하며 현장 공정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명노준 시 주택실장은 “‘서울 주택 공급 정책 20년의 평가와 성찰’ 백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함”이라며 “시민들에게 현재 공급 부족의 원인을 정확히 알리고 주택 공급 정책의 발전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