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rns out the future does have flying cars.(미래에는 날아다니는 차가 있는 게 맞았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전날 열린 신형 스포츠카 ‘로드스터’ 시연 영상을 공유하고 이처럼 말했다.
이 글에는 “마침내 일론이 해냈다” 등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지만, “사람들을 속이는 것에 불과하다”며 “실제로 차가 생산될 일은 없을 것”이라는 회의적인 반응도 나왔다.
미국 텍사스주 맥그레거에 있는 스페이스X 시험장에서 머스크와 프란츠 홀츠하우젠 수석 디자이너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스 추진기가 달린 2인승 차량 로드스터 시연이 진행됐다.
시연 전 “성공이 보장된 것은 아니지만 재미는 100% 보장한다”며 너스레를 떤 머스크의 말에 이어진 시연은 다행히 별다른 실수나 실패 없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롤러코스터 레일처럼 하늘로 솟은 원형 트랙을 절반쯤 올라간 로드스터는 차체를 뒤집어 정자세를 취한 뒤 추진기를 이용해 자세를 제어하며 지상에 착륙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상에서 빠르게 달려 속도를 높인 로드스터는 전방에 놓인 대형 트럭을 포함한 차량 다섯 대를 뛰어넘어 반대편에 착지하는 묘기도 선보였다.
이 과정에서도 차체에서는 추진에 활용되는 가스가 뿜어져 나왔다.
자세 제어용 추진기와 후방 메인 추진기를 이용해 로켓처럼 날 수 있도록 설계했다는 게 머스크의 설명이다.
이를 ‘킥플립’이라고 밝힌 머스크는 “날아다니는 자동차는 현실”이라며 “제임스 본드 자동차보다 뛰어난 것을 만들고자 테슬라와 스페이스X 기술자들이 긴밀히 협력했다”고 강조했다.
차량이 트랙에 밀착해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은 강력한 ‘흡입 시스템’ 덕분이라는 게 머스크의 설명이다.
그는 “이 차는 정말로 흡입력이 좋다(this car really sucks)”는 중의적인 표현을 더해 농담하기도 했다.
다만, 머스크는 로드스터가 모든 도로에서 합법적으로 주행할 수 있을지는 확신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로드스터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60마일(약 시속 97㎞)까지 도달하는 시험에서 0.81초를 기록해 과거 머스크가 제시했던 1초 미만이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30마일(약 시속 370㎞) 이상이며, 향후 음속의 절반인 ‘마하 0.5’ 이상도 가능할 것이라고 머스크는 내다봤다.
로드스터 시연은 안전을 고려해 운전자가 탑승하지 않은 채 진행됐지만, 실제 차량은 사람이 운전하는 제품으로 출시된다.
머스크는 “장기적으로 이 차가 테슬라가 만드는 유일한 운전자 직접 조작 차량이 될 것”이라며 2028년부터 양산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미래를 현실로 만드는 머스크의 여정은 그동안 순탄치만은 않았다.
그가 내놓은 여러 구상은 기술적 난관과 생산 문제에 부딪혔고, 자신이 제시한 일정도 번번이 수정됐다.
실패를 딛고 도전을 이어가는 모습은 머스크를 상징하는 특징이 됐지만, 실현되지 않은 약속이 쌓이면서 비판의 빌미가 되기도 했다.
테슬라의 전기 픽업트럭 ‘사이버트럭’이 대표적인 사례다.
테슬라는 2019년 11월 사이버트럭을 처음 공개하고 2021년 말부터 2022년 초 사이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하지만 생산 일정은 이후 2023년으로 거듭 미뤄졌고, 고객 인도도 같은 해 11월에야 시작됐다.
2022년에는 테슬라와 머스크가 자율주행 기능을 과장해 소비자를 오도했다는 주장의 집단소송이 제기되는 등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둘러싼 논란도 이어졌다.
미국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화성 탐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대형 우주선 스타십도 2025년 무인 시험비행에서 잇따라 실패했다.
열 번째 시험비행에서 주요 임무를 완수하기까지 거듭된 시행착오였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4월 머스크를 두고 ‘큰 꿈을 꾸지만 종종 결과를 늦게 내놓는다(dreams big but often delivers late)’고 표현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모습을 드러낸 로드스터는 머스크의 집념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가 내건 약속이 실제 성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다시 묻는 사례이기도 하다.
수차례 실패 속에서도 도전을 이어온 머스크가 이번에는 2028년 양산이라는 목표까지 실현할 수 있을지, 로드스터의 시연 이후에도 관심이 쏠릴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