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저격수’로 떠오른 소말리아 출신의 일한 오마르 (민주·미네소타) 연방 하원의원을 향한 미국 행정부의 압박이 거세다. 최근 자택 압수수색을 진행한 가운데, 미 행정부는 그의 26년 전 미국 시민권 획득 과정을 들여다보면서 시민권 박탈까지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관련 증거가 부족한 데다 소송에도 오랜 시간이 걸려 현실성은 낮다는 분석이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미 행정부는 오마르 의원을 조사하는 것이 그의 시민권을 박탈하고 궁극적으로 추방하기 위한 근거를 마련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수사 당국이 오마르 의원과 그의 사망한 부친의 행적에 주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말리아 출신인 오마르 의원은 1995년 케냐 난민 캠프에서 부친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왔다.
조사의 핵심은 오마르 가족이 2000년에 시민권을 신청할 당시 오마르 의원의 나이를 18세가 아닌 1세 낮춘 17세로 기재했는지 여부라고 관계자들은 WSJ에 설명했다. 부모가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때 자녀의 나이가 18세 미만이라면, 별도 절차를 밟을 필요 없이 시민권을 자동으로 취득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오마르 의원은 1982년 10월 생으로 2000년에 18세 생일을 맞았다.
앞서 지난 12일 미 HIS와 법무부 등은 오마르 의원의 워싱턴을 압수수색했다. 현직 의원에 대한 자택 압수수색은 이례적이다. 당시 집에는 오마르 의원과 그녀의 남편이 있었으며, 압수된 물품에는 휴대전화, 노트북, 개인용 컴퓨터, 여권 등이 포함돼 있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법무부 대변인은 폭스뉴스에 영장 집행에 대해 “진행 중인 연방 수사의 일환”이라고만 밝히고 구체적으로 어떤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인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오마르 의원 측은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진보적 목소리 중 하나를 없애고 싶어한다”며 “그러나 그럴 근거는 전혀 없다”고 성명을 통해 규탄했다.
2018년 중간선거를 통해 연방의회에 입성한 오마르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민 정책을 꾸준히 비판해 왔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국경 장벽 건설과 이주민 배척에 반대해 왔고, 불법체류자를 적극적으로 붙잡아 추방하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해체를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를 ‘눈엣가시’처럼 여기며 비난해 왔다. 오마르 의원의 자택이 압수수색 당한 뒤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주 중간선거 유세에서 “그는 재앙 그 자체”라며 “지구상 최악의 국가 중 하나에서 왔다”고 막말을 퍼부었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오마르 의원을 향한 압박이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WSJ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 “국토안보부 수사국(HSI)이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도 비슷한 제보를 받아 조사했지만, 증거가 부족해 추가 수사를 진행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WSJ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개인의 미국 시민권을 박탈할 수는 없다”며 “법무부는 연방 법원에 소송을 제기해 시민권을 취득하기 위해 중대한 허위 진술을 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 2기 집권 후 미 행정부는 시민권 박탈 관련 소송을 200건 넘게 제기했지만, 거의 대부분은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