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당시 충남 천안과 아산의 정치권을 뒤흔들었던 두 현직 시장의 공직선거법 위반 논란이 경찰의 불송치 결정으로 일단락됐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의혹이 장기수 천안시장과 오세현 아산시장에 대한 고발과 수사로 이어지고, 선거 이후에도 시장직 상실과 보궐선거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지만 경찰은 두 사람 모두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천안은 전임 시장들의 잇따른 중도 낙마로 시정 공백을 겪었던 만큼 이번 결정은 장 시장이 사법 리스크에 따른 정치적 부담을 덜고 민선 9기 시정 운영에 집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17일 경찰과 지역 정치권 등에 따르면 충남경찰청은 장 시장에게 제기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와 오 시장의 공무원 선거 관여 금지 위반 혐의에 대해 각각 불송치 결정을 내렸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2월 27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천안시장 예비후보였던 장 시장은 아산시청을 방문해 오 시장과 천안·아산의 행정통합 및 상생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후 두 사람이 ‘천안+아산 상생협력’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촬영한 사진과 함께 공동공약 추진, 러닝메이트형 협력 등의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가 공개됐다. 이를 두고 장 시장이 실제 면담 내용을 부풀려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 시장 역시 현직 자치단체장으로서 다른 지역 시장 후보의 선거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고발됐다.
논란은 지방선거가 임박하면서 정치권의 전면전으로 번졌다.
5월 26일부터 천안 시내 곳곳에는 ‘선거법 논란’, ‘충남경찰청 이첩’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 40여개가 게시됐다. 국민의힘 박찬우 후보 측은 장 후보가 오 시장과의 면담 내용을 선거에 활용한 경위를 해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문진석·이재관 국회의원은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 이첩이라는 통상적인 수사 절차를 중대한 위법 사실이 확인된 것처럼 부각하고 있다며 흑색선전 중단을 촉구했다.
당시 장 후보 측 법률지원단도 면담의 주요 사실관계가 일치하고 일부 표현에 대한 해석 차이만 존재하는 사안이라며 허위사실 공표 혐의를 반박했다.
경찰의 최종 판단은 장 시장 측의 법률적 주장과 상당 부분 일치했다.
경찰은 면담 참석자와 배석자 등의 진술을 종합한 결과, 장 시장이 배포한 보도자료의 전체 취지가 실제 면담 내용과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공동공약 추진’이나 ‘러닝메이트형 협력’ 등의 표현이 다소 강하더라도 기본적인 사실관계에 의견과 평가가 혼재된 보도자료 전체를 허위사실 공표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선거법 위반을 입증할 추가 자료도 확보하지 못했다.
오 시장에 대해서도 당시 만남이 통상적인 차담 수준이었으며 공무원의 선거 관여 행위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선거 당시 두 사람을 둘러싸고 제기됐던 핵심 의혹은 경찰 수사 단계에서 혐의없음으로 결론 났다. 다만 불송치 결정은 법원의 확정판결과는 구분되며, 후속 법적 절차의 가능성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장 시장은 16일 자신의 SNS를 통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지만 마음 한편에는 혹시나 하는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이제 결과가 나온 만큼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밝혔다.
그는 논란의 출발점이 됐던 천안·아산 상생협력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실제로 천안과 아산은 최근 생활권행정협의회를 통해 택시 공동사업구역, AI 특화시범도시 협력, 화장시설 공동이용 등 주민 생활과 밀접한 공동 현안을 논의하며 협력을 이어가고 있다.
장 시장은 취임 이후 시민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아침시장실’과 현장 중심의 ‘공감행정’을 강조해 왔다. 시민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고 AI 기반 행정혁신과 조직 효율화를 추진하는 것도 민선 9기 핵심 과제다.
선거 과정에서 시작된 법적 논란이 경찰 수사에서 일단락되면서 장 시장의 시정 운영도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장 시장은 “천안과 아산은 시민들의 일상이 서로 연결돼 있는 이웃 도시”라며 “행정구역이 다르다는 이유로 시민들이 불편을 겪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오직 시민만 바라보며 시정에 몰두하겠다”며 “말보다 실천으로, 약속보다 결과로 보여드리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