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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왕실 족보 53점 한자리에…숙종 때 편찬한 ‘선원록’ 공개

장서각서 19일 기획전 개막…왕위 계승·왕실 친족 관계 조명
'단종 복위' 반영 족보부터 왕세자빈 간택 명단까지…12월 31일까지
'선원록' 표지(왼쪽)와 내용. 한국학중앙연구원
'선원록' 표지(왼쪽)와 내용. 한국학중앙연구원

조선 왕실의 혈통과 왕위 계승의 역사를 담은 족보와 관련 문헌 53점이 한자리에 모인다. 

 

숙종 대 편찬한 왕실 족보 ‘선원록’을 비롯해 왕실 계보의 변화와 친족 관계를 보여주는 자료들을 통해 조선 왕실의 계보가 만들어지고 정비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열린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은 이달 19일부터 12월 31일까지 경기 성남시 장서각에서 기획전 ‘선원, 조선 왕실의 보첩’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조선 왕실 보첩을 주제로 한 이번 전시에서는 왕실의 계보와 왕통, 친족 관계를 기록한 문헌과 관련 유물 53점을 공개한다고 17일 밝혔다.

 

전시의 중심 자료는 1681년 편찬된 ‘선원록’이다. 선원은 아름다운 옥의 근원이라는 뜻으로, 조선 왕실은 건국 초기부터 왕통의 정당성을 확립하고 왕실의 계보를 체계적으로 기록하기 위해 선원록을 비롯한 여러 보첩을 편찬했다. 왕과 왕비는 물론 종친과 인척 등의 계보를 기록해 왕실의 혈통과 친족 관계를 관리했다.

 

왕실 보첩의 편찬 체계는 조선 초기부터 정비됐다. 태종(재위 1400∼1418)은 왕실 직계 후손과 그 밖의 친족을 구분하는 보첩 체계를 마련했고, 세종(재위 1418∼1450)은 편찬 범위와 수정 주기를 제도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숙종(재위 1674∼1720) 대에는 왕실 계보를 정비하는 작업이 이어졌다. 태조 이성계부터 현종(재위 1659∼1674)까지 각 왕의 자손을 기록한 보첩이 편찬됐으며, 왕실 구성원과 친족 관계를 명확히 하고 오류와 누락을 바로잡았다. 대군·공주·군·옹주 순으로 기록해 적자와 서자를 구분했으며, 완성된 책은 총 51책으로 푸른빛 장식을 더해 격식을 높였다.

적상산성 선원록 봉안형지안. 한국학중앙연구원
적상산성 선원록 봉안형지안.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시에서는 1711년 무주 적상산성 선원각에 선원록을 봉안할 당시 작성한 문서와 여러 왕실 보첩도 공개된다. 왕위 계승의 정통성을 강조한 ‘선원계보기략’도 주요 전시 자료다.

 

1679년 간행된 선원계보기략은 이후 115차례 수정됐다. 1700년에는 단종(재위 1452∼1455)의 복위 사실이 반영되기도 했다. 왕실 보첩이 왕실 구성원의 출생과 사망, 왕위 계승 등 역사적 변화에 따라 지속적으로 수정·보완됐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왕실의 혼인과 친족 관계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도 전시된다. 왕과 왕비의 친인척 관리를 담당한 돈녕부에서 작성·보관한 왕실 족보 ‘돈녕보첩’은 장서각에만 남아 있는 자료다. 1881년 왕세자빈을 간택하기 위해 한글로 작성한 후보자 명단과 영조(재위 1724∼1776)가 1771년 사위들을 만난 감회를 적은 글도 공개된다.

 

조선 후기 왕실 계보의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흥선대원군(1821∼1898)은 왕실 후손의 결속을 다지고 왕실의 권위를 회복하기 위해 왕실 전체의 계보를 담은 대동보 편찬을 추진했다. ‘선원속보’와 ‘종친부 조례’ 등은 왕실 보첩의 수록 범위가 확대되고 왕실 친족을 아우르는 체계가 재편된 과정을 보여준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관계자는 “왕실 보첩은 왕실 구성원의 이름과 계보를 기록한 문헌을 넘어 왕위 계승과 왕실 질서의 변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역사 자료”라며 “보첩에 담긴 계보와 친족 관계를 살펴보고, 기록에 담긴 조선 왕실의 혈통과 인물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