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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 25% 급락했는데 아직 안 끝났다…“진짜 고점은 2030년 전후” [잘살아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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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 연초 고점 대비 25% 넘게 하락
“2019년 시작된 상승장, 2030년까지 가능”
“중앙은행 매수 지속…은, 금보다 변동성↑”

지난 1월 온스당 5600달러에 육박하며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던 국제 금값이 최근 4200달러 아래로 내려오면서 고점 대비 25% 넘게 하락했다. 미국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 속에 내년에도 전고점 회복이 어려울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까지 나온다. 긴축적인 유동성 환경에서는 금으로 자금이 유입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 등 금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직원이 골드바 등 금 제품을 정리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최근의 가격 하락만으로 금의 장기 상승장이 끝났다고 판단하기 이르다는 분석도 있다. 금은 가격이 올라도 공급량을 빠르게 늘리기 어려워 상승과 하락 사이클이 길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조규원 금·은 투자 서비스 스태커스 대표 겸 작가는 “2019년 시작된 금 상승 사이클은 아직 진행 중”이라며 “이번 상승장이 2030년 전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세계일보 유튜브 <잘살아보세>에서는 조 대표와 함께 최근 금값 조정의 배경과 장기 상승 사이클의 지속 가능성,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역할, 중앙은행의 금 매수가 가격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짚어봤다. 금과 함께 대표적인 귀금속 투자자산으로 꼽히는 은의 특징과 투자 시 유의할 점도 살펴봤다. 다음은 인터뷰 영상을 일문일답 형식으로 재구성한 내용이다.

 

조규원 금·은 투자 서비스 스태커스 대표는 귀금속 투자 전문가이자 책 『골드플레이션』의 저자다. 세계일보 유튜브 &amp;lt;잘살아보세&amp;gt; 화면 캡처
조규원 금·은 투자 서비스 스태커스 대표는 귀금속 투자 전문가이자 책 『골드플레이션』의 저자다. 세계일보 유튜브 <잘살아보세> 화면 캡처

 

―최근 금값이 크게 하락했는데, 상승장이 끝났다는 신호인가

 

“가격은 계속 한 방향으로만 갈 수 없다. 상승하는 과정에서도 조정이 나타날 수 있고 때로는 몇 년씩 횡보하기도 한다. 최근 금값이 흔들린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다. 금은 이자나 배당을 주지 않는 반면 국채는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금리가 올라가면 상대적으로 금의 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여기에 금리를 올려 인플레이션을 억제할 수 있다는 기대까지 더해지면 단기적으로는 금 가격에 부담이 된다. 다만 ‘금리가 오르면 금값은 떨어진다’고 단순하게 볼 수는 없다.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린다는 것 자체가 물가 상승 압력이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도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금 가격이 함께 강세를 보인 시기가 있었다. 최근 조정의 원인 중 금리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이것만으로 장기 상승 사이클이 끝났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현재 금값은 장기 상승 사이클의 어느 지점에 와 있나?

 

“금의 사이클을 볼 때 중요하게 살펴야 할 요소 가운데 하나가 공급이다. 대부분의 원자재가 수요와 공급의 영향을 받지만 금은 특히 공급이 가격에 반응하는 속도가 굉장히 느리다. 새로운 금광을 찾아 실제 생산에 들어가기까지 10~15년 정도의 시차가 발생한다. 가격이 오른다고 당장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금은 공급이 늘어날 때도, 줄어들 때도 긴 흐름이 이어지고 가격 역시 상승과 하락 사이클이 길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공급과 실질금리, 가격 모멘텀 등을 종합하면 이번 상승 사이클은 2019년부터 시작됐다고 판단한다. 과거 상승 사이클이 짧게는 9년, 길게는 13년 정도 이어졌던 흐름을 감안하면 현재는 전체 사이클의 중반을 지나 후반부로 향하고 있는 과정이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이번 상승장이 2030년 전후까지 이어질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 앞으로 시민이 지나가고 있다. 뉴시스

 

―금의 상승 사이클이 끝났는지는 무엇을 보고 판단해야 하나?

 

“가장 중요하게 보는 신호는 공급이다. 앞서 설명했듯 금은 가격이 올라도 공급량이 늘어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따라서 그동안 개발해온 광산들이 본격적으로 생산을 시작하면서 공급량이 가파르게 늘어나는 시점이 상승 사이클의 종료를 판단할 수 있는 중요한 신호가 된다. 현재 광산 개발 일정 등을 토대로 예상하면 이르면 2029년 전후부터 공급 증가 가능성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2029년부터 공급이 늘어난다면 2030년 전후에 금 가격이 고점을 형성한 뒤 하락 사이클로 넘어가는 시나리오도 생각할 수 있다. 다만 지금부터 ‘2030년이면 무조건 고점’이라고 정해놓을 필요는 없다. 그 시점에 실제 금 생산량과 공급 흐름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확인하면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격 변동성이 큰 금을 여전히 안전자산이라고 볼 수 있나?

 

“안전자산이라고 해서 반드시 가격 변동이 작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떤 위기가 왔을 때 무엇으로부터 자산을 지켜주느냐가 중요하다. 달러와 금도 역할이 다르다. 모든 자산을 처분해 현금을 확보해야 하는 유동성 위기나 디플레이션 상황에서는 달러가 강한 안전자산 역할을 할 수 있다. 반면 금은 화폐가치가 크게 떨어지는 인플레이션 상황에서 구매력을 방어하는 자산으로 활용돼 왔다. 최근에는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커지더라도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이나 긴축정책으로 대응하기 때문에 금값이 단기적으로 반대로 움직일 수도 있다. 시장이 장기적인 인플레이션보다 당장의 금리 인상과 경기 충격에 먼저 반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인플레이션에 대응하는 금의 장기적인 역할까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 아기 돌반지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종로본점에 아기 돌반지가 진열돼 있다. 뉴시스

 

―금값을 판단할 때 기준금리보다 실질금리가 중요한 이유는?

 

“단순히 금리가 몇 퍼센트인지보다 물가까지 함께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은행에서 연 10%의 이자를 준다고 해도 같은 기간 물가가 두 배로 오른다면 돈의 액수는 늘었지만 실제 구매력은 크게 떨어진다. 이를 보여주는 것이 실질금리다. 쉽게 표현하면 명목금리에서 물가상승률을 뺀 값이다. 실질금리가 충분히 높으면 국채나 예·적금처럼 이자를 주는 자산이 매력적이다. 굳이 이자가 나오지 않는 금을 가지고 있을 이유가 줄어든다. 반대로 실질금리가 낮아지거나 마이너스가 되면 현금이나 채권을 보유하고 있어도 구매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때 다른 자산으로 자금이 이동하면서 금에 대한 수요도 커질 수 있다. 특히 금 시장은 거대한 채권시장과 비교하면 규모가 작다. 채권에 있던 자금 일부만 이동해도 금 가격에는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래서 금을 볼 때는 기준금리 자체보다 실질금리가 어느 방향으로 움직이는지를 함께 살펴야 한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을 계속 사들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중앙은행은 개인 투자자처럼 단기간의 수익을 목표로 자산을 운용하지 않는다. 앞으로 수십 년 동안 국가의 준비자산을 어떻게 구성할지를 고민한다. 화폐 시스템이 안정적이고 실질금리도 높다면 미국 국채처럼 이자를 주고 환금성도 좋은 자산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런데 최근 중앙은행들이 금을 계속 매입한다는 것은 준비자산을 달러나 국채에만 집중하기보다 다른 자산으로 분산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중앙은행이 금을 산다고 해서 금값이 반드시 오르는 것은 아니다. 다만 중앙은행은 가격이 내려왔을 때 금을 매입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금값이 조정받을 때 일정 부분 하방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또 중앙은행이 실물 금을 사서 장기간 보관하면 시장에서 실제로 거래되는 금의 물량도 줄어들 수 있다. 이후 다시 금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상황이 온다면 가격 상승폭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서울 종로구 귀금속 상가에 골드바와 실버바 등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서울 종로구 귀금속 상가에 골드바와 실버바 등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뉴시스

 

―지금 금 투자에 나서기엔 너무 늦었을까?

 

“이번 상승 사이클을 기준으로 보면 지금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상승 사이클의 초반이라고 해서 반드시 투자하기 편한 것도 아니다. 초반에는 가격이 오랫동안 횡보하거나 큰 조정을 겪으면서 투자자가 버티기 어려운 구간이 나타날 수 있다. 현재는 그런 초기 구간을 지나 본격적인 상승장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판단한다. 다만 가격 변동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단기적인 등락만 보고 접근해서는 안 된다.”

 

―은은 금과 어떻게 다르고, 투자할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하나?

 

“은도 금과 함께 움직이는 자산이다. 역사적으로 금과 은은 모두 가치 저장 수단으로 사용돼 왔고 가격 움직임 역시 상당 부분 연동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은에 관심을 갖기 전에 먼저 금 가격이 장기적으로 상승할 것이라는 판단이 필요하다. 금이 움직이지 않으면 산업 수요 등 다른 호재가 있더라도 은 역시 힘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차이는 변동성이다. 은은 금보다 가격 움직임이 훨씬 크다. 금이 오를 때 더 크게 오를 수 있지만 떨어질 때의 충격 역시 더 클 수 있다. 따라서 은은 단순히 금보다 수익률이 높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접근하기보다 더 큰 변동성을 감당할 수 있는지부터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