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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서 넘어온 멧돼지, 제주 전역으로 번진다”…면적 36%가 위험 지역

한라산·만장굴 등 핵심 서식지 6곳 확인
농작물 피해·생태계 교란 막을 조기 대책 필요
제주대 오홍식 교수 연구팀, 도외 유입·번식 개체 이동 경로 규명

육지에서 제주로 인위적으로 유입된 멧돼지가 번성하며 농작물 등에 피해를 주는 가운데, 제주 전체 면적의 30%가 넘는 지역이 멧돼지의 잠재적 적합 서식지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제주대학교 연구팀이 멧돼지 개체 수 조절을 위한 이동 경로와 예상 서식지를 규명하고, 정밀한 공간 관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라산 멧돼지.
한라산 멧돼지.

제주대 오홍식 교수 연구팀(생물교육전공)은 ‘제주도에 이입된 멧돼지의 서식지 적합성과 경관 연결성 분석’ 연구 결과를 국제저명학술지 ‘Ecology and Evolution’ 2026년 10월호에 게재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분석은 외래종인 멧돼지의 확산 가능성을 공간적으로 평가하고,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체계적인 생태계 관리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역사 기록에 따르면 과거 제주에는 멧돼지가 서식했으나 서식지 파괴와 남획으로 절멸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육지에서 인위적으로 유입되어 도내에서 사육되던 개체가 우리를 탈출, 지난 2001년부터 한라산 인근에서 다시 관찰되기 시작했다.

 

이 개체들이 야생에서 안정적으로 번식하면서 농작물 피해, 생물다양성 감소, 생태계 교란뿐만 아니라 도민의 안전과 질병 유래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멧돼지는 환경 적응력과 이동성이 높아 현재 출현 지역을 넘어선 확산 가능성까지 고려한 관리가 시급하다.

 

연구팀은 제주에서 확보한 멧돼지의 흔적과 지형, 토지이용, 수환경 등 10개 환경 변수를 활용해 서식지 적합성을 분석했다. 또한 경관 연결성을 통해 주요 서식지 간의 잠재적 이동 경로를 예측했다.

 

분석 결과, 제주도 전체 면적의 약 36.1%(661.82㎢)가 잠재적 적합 서식지로 나타났다. 이 중 14.5%는 서식 적합성이 매우 높은 지역으로 평가됐다. 멧돼지 분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농경지 및 시가지와의 거리, 고도, 수원과의 거리 등으로 확인됐다. 이는 깊은 산림뿐만 아니라 농경지와 인접한 지역의 환경적 특성도 멧돼지 분포와 밀접함을 보여준다.

 

특히 경관 연결성 분석에서는 한라산 일대와 만장굴 지역 등 6개의 핵심 서식지와 이들을 잇는 8개의 잠재적 이동 경로가 확인됐다. 한라산과 제주시 한림읍 금악리 일대는 전체 서식지 연결성을 유지하는 핵심 지역으로 분석돼 향후 확산 위험 지역을 예측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오홍식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급진적으로 확산하는 이입 멧돼지의 잠재적 서식 분포와 서식지 간의 연결성을 함께 분석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라며 “개체 수 조절뿐만 아니라 주요 서식지와 이동 경로를 고려한 체계적인 공간 관리 전략을 마련해 농작물 피해와 생태계 교란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