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지상무기 사업을 현대로템으로 통합하고, 현대위아는 미래 모빌리티 전담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는 대대적인 사업 구조 개편에 나선다. 그룹 내 흩어져있던 방산 역량을 한데 모아 K방산의 글로벌 경쟁력을 키우는 동시에 핵심 계열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과감히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현대로템은 19일 이사회를 열고 현대위아의 특수(방산)사업부를 3583억8600만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방식은 특수사업부의 자산과 부채, 인력, 지식재산권 등을 포괄적으로 넘겨받는 영업양수도 형태다.
현대위아 특수사업부의 영업가치는 4800억원 규모였으나, 현대위아 창원공장 부지 내에 위치해 매각에서 제외된 토지·건물 등 부동산 가치(1170억원)와 순자산 조정(46억원)을 차감해 최종 매각액이 확정됐다. 현대위아는 해당 부동산을 현대로템에 임대해 임대 수익을 확보하고, 임대 종료 시 신사업 생산부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이번 재편으로 현대로템은 K2 전차 완제품 제조를 넘어 핵심 무장인 주포와 자주포 포신까지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체제를 구축하게 됐다. 현대위아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구경 화포를 생산해온 업체로, K2 전차용 120㎜ 주포와 K9 자주포용 155㎜ 포신 등을 공급해왔다. 그동안 외주에 의존하던 핵심 부품의 내재화를 이루면서 원가 절감과 공정 효율화는 물론 해외 현지화 품목 확대 등 수출 대응력도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로템은 이날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 1조6207억원, 영업이익 247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1.0% 감소했지만 매출은 0.1% 늘며 견고한 흐름을 이어갔다. 수주 잔고도 29조1420억원에 달한다. 현대로템 측은 “올해 3분기 기준 인수 대금을 충당할 충분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현대위아는 지난해 7월 공작기계사업에 이어 모태 사업인 방산 부문까지 떼어내며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을 본격화한다. 방산 사업이 단기 수익성은 확보할 수 있지만, 전동화나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등 그룹의 중장기 핵심 전략과 시너지를 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선택과 집중’을 단행했다는 분석이다.
현대위아는 지난 1월 ‘CES 2026’에서 통합 열관리 모듈(ITMS)과 슬림 냉난방공조(HVAC) 등 신제품을 공개하고 제조·물류 로봇 브랜드 ‘H-모션’을 선보이는 등 모빌리티 중심의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을 등속조인트, 열관리시스템(TMS), 로보틱스 등 신성장 분야에 집중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매각 절차는 다음 달 27일 현대위아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3월31일 최종 완료될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인력을 전원 고용 승계하고,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생산공장을 이전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