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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수청장 “수사 정치화 청산”, 말 아닌 행동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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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이 어제 첫 출근길에 “수사의 정치화를 청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옛 검찰 조직의 폐해를 지적하며 “중수청은 공정성, 중립성, 절차적 정의를 반드시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김 청장도 과거에 몸담은 검찰이 폐지의 비운을 맞은 것은 불공정한 수사, 정치적 중립성 결여 그리고 적법 절차 원칙의 무시 탓이란 점을 감안하면 타당한 인식이 아닐 수 없다. 신생 기관 중수청을 한국의 대표 수사기관으로 조기에 안착시켜야 할 김 청장의 어깨가 매우 무겁다고 하겠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역대 정부와 달라진 점 중 하나가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의 국무회의 배석이다. 이들은 국무위원이 아닐뿐더러 고도의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받는 수사기관 책임자란 점에서 오랫동안 ‘국무회의 참석이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대세였다. 그런데 이 대통령은 “행정은 대통령, 국무총리 관할하에 있다”며 “(수사기관장들도) 국정의 방향·방침들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유를 들어 국무회의 배석을 밀어붙였다. 중수청장은 물론 현재 공석인 공소청장(검찰총장)도 예외가 되긴 어려울 듯하다.

이날 김 청장은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에 대해 “관련 법령을 검토하고 관계 기관과 협의해 결정하도록 하겠다”며 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 대통령 입장이 워낙 완고하다는 점을 알기 때문에 즉답을 피한 것으로 풀이된다. 요즘 방송으로 생중계되는 국무회의 광경을 보면 이 대통령의 속사포 같은 발언을 국무위원과 기타 배석자들이 받아쓰는 데 급급한 모습이다. 법률상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산하 외청이다. 국정 방향·방침 등은 국무회의 종료 후 행안부 장관이 중수청장에게 전해도 충분하지 않은가.

수사기관 책임자가 수시로 청와대에 들어가 대통령과 얼굴을 맞대고 그 지시 사항을 받아 적는 모습은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원하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수사 정치화 청산’을 공언한 김 청장은 그 실천 방안을 고민하며 이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중수청에 “피아 구별 없는 공평무사한 수사”를 주문한 이 대통령도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이 과연 수사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 원칙에 부합하는지 재고하길 바란다. 옛말에 공정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외형상 공정해 보이는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