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이 개인 소장품인 친일반민족행위자의 글씨를 애국지사 유묵으로 잘못 전시한 데 대해 여야가 한목소리로 질타했다. 야당은 사퇴를 촉구했고, 유 관장은 소장자가 자신임을 뒤늦게 밝힌 데 대해서도 “큰 실책”이라며 사과했다.
1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특별전 ‘우리들의 밥상’에 출품된 ‘일반시국은’의 전시 경위와 사후 대응이 도마에 올랐다. 애국지사 박원근의 유묵으로 소개된 이 작품은 친일반민족행위자 박중양의 글씨로 판명돼 철수됐으며, 이후 유 관장 소장품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국민의힘 김석기 의원은 “친일파 작품을 애국지사의 글씨라고 추천해 전시하다가 철거한 것은 80년 국립중앙박물관 역사에 오점을 남긴 것”이라며 사퇴를 요구했다. 같은 당 김승수 의원은 관장이 작품을 제시하면 직원들이 반박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이해충돌 소지를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도 앞선 사과 과정에서 소장자가 자신임을 밝히지 않은 이유를 추궁했다. 최 의원은 “그때 본인 소장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서 이 일이 커진 게 아닌가 싶다”며 기관장의 지시나 강압 여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 관장은 “제가 미술사가로서 큰 실수를 했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을 주저했다”며 “그게 저의 큰 실책이었다”고 답했다. 다만 전시기획에 필요한 작품을 소장하고 있어 출품했으며, 전시 후 기증할 계획이었다고 해명했다.
유 관장 부인의 기증품 관리도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 정연욱 의원실에 따르면 부인이 지난 4월30일 기증한 ‘석호상’ 등 2점이 홈페이지에 게시되지 않았다. 석호상은 6월2일부터 박물관 열린마당에 전시 중이다. 정 의원은 기증품 홈페이지 게시 의무를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박물관은 유물이 무거워 사진실로 옮기지 못해 고화질 사진을 촬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