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정부가 지난 주말 발생한 방화·약탈 등 폭력시위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교육 환경 개선과 고물가 대책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정치권은 사태의 책임을 둘러싼 ‘네 탓 공방’을 벌였다.
19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파리와 리옹, 리모주, 마르세유 등 폭동 피해를 본 주요 도시 시장들은 “질서를 회복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도 정부에 왜 이번 일이 벌어졌는지 설명을 요구했다. 마르세유는 이날 정오부터 오후 8시까지 집회·시위를 금지했고, 북부 드냉에서는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야간통행금지 조치를 시행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이후 세바스튀앙 르코르뉘 총리는 공식적으로 추가 폭동을 막기 위해 도시 지방 정부에 ‘부분 통행금지’ 시행을 요청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난 17일 시위로 인적·물적 피해가 확대되면서 나왔다. 일부 시위대가 방화, 약탈 등을 벌이면서 하루에만 2397명이 체포됐고, 경찰 등 977명이 다쳤다. 수사 당국은 시위와 관련한 2명의 사망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18일에도 파리 등에서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하면서 108명이 체포됐다. 영국 BBC는 “프랑스 현대사상 가장 최악의 무질서 사태 중 일부가 펼쳐졌다”고 전했다.
이날도 시위대는 고교생 시위를 지지하고 경찰 진압을 규탄하며 파리 루브르박물관 출입구를 봉쇄했다. 박물관은 결국 예정된 시간에 문을 열지 못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전날 TV 연설에서 “분노와 수치심을 느낀다”며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정당한 요구를 가진 시위대와 약탈 가담자를 구분해야 한다면서도 통제 불능의 폭력에는 타협 없이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로랑 뉘녜즈 프랑스 내무부 장관이 사태 책임을 지고 사임서를 제출했다가 반려되는 등 마크롱 정부는 흔들리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극우 국민연합(RN)의 마린 르펜은 정부가 “동력을 완전히 상실하고 방향을 잃었다”고 비판했고, 급진좌파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도 “모든 책임은 정부에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르펜은 “LFI가 소요를 부추겼다”고 상대 진영 탓을 하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소수의 극좌 성향 선동가들에 수많은 불량배들이 가담했다”고 책임을 돌렸다.
마크롱 대통령은 국내 혼란 속에서도 이날 걸프 4개국 순방에 나섰다. 그는 연료 가격에 대한 국민의 우려를 거론하며 에너지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방문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