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관계인 중국인 여성 유학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중국 국적 대학강사 정창성(31)이 첫 재판을 받았다.
19일 대구지법 형사13부(채희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창성의 살인, 시체 손괴·유기·은닉,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정창성 측 변호인은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유보했다.
정창성의 변호인 측은 기록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현재로서는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에 따라 구체적인 내용과 증거 의견도 다음 기일에 밝히기로 했다.
재판장이 한국어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지 묻자 정창성은 "어려운 것은 안 되고 기본적인 소통은 가능하다"고 답했다.
연한 황토색 수의를 입고 마스크와 안경을 착용한 채 출석한 정창성은 재판 도중 안경을 수차례 벗었다가 다시 썼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공소청의 공소사실에 따르면 정창성은 과거 여성 유학생들에게 접근했다가 대학에 신고돼 교수로부터 경고받은 전력이 있었다.
이후 여성 유학생과 교제 사실이 알려지면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해 온 그는 같은 대학 유학생과 교제하던 중 지난 3월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중국인 여성 유학생 A(25)씨와도 교제를 시작했다.
정창성은 두 여성에게 서로의 존재를 숨긴채 교제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지난 8월 20일 오전 5시 30분쯤 경북 경산시 하양읍 자신의 원룸에서 A씨와 다투던 중 A씨가 졸업식에 참석해 학교에 교제 사실을 알리겠다고 하자 격분해 목을 졸랐다가 풀어준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A씨가 다시 교제 사실을 알리겠다고 하자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오전 6시쯤 약 3분간 목을 졸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정창성은 범행을 은폐하고 피해자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지난 8월 21일부터 이틀간 6차례에 걸쳐 흉기로 시신을 훼손한 혐의도 함께 받는다.
이어 같은 달 21~24일까지 7차례에 걸쳐 경북 경산·경주·상주, 대구 팔공산, 경기 군포시 일대 쓰레기장, 야산, 도로변 등에 시신을 나눠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 달 24일에는 시신 일부를 자신의 주거지 베란다와 주방 수납장에 숨긴 혐의도 있다.
정창성은 범행 당일 피해자가 집을 나갔다가 실종된 것처럼 꾸미기 위해 피해자의 옷을 입고 여성으로 가장한 채 택시를 타고 동대구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역사 대합실 폐쇄회로(CC)TV에 자기 모습이 촬영되도록 한 뒤 귀가했으며, 이튿날 오후 7시쯤 "중국인 친구가 쇼핑하러 나간 뒤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경찰에 허위 실종 신고를 한 혐의도 받는다.
그의 허위 신고 때문에 경산경찰서 실종수사팀 소속 경찰관들이 같은 달 24일까지 실종자 수색에 나선 것으로 조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