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국가직’ 소방관이지만 어느 지역에서 근무하느냐에 따라 장비 수준은 달라진다. 전북 소방관들이 사용하는 개인보호장비 가운데 사용기한을 넘긴 장비 비율은 서울의 6배에 달한다.
19일 소방청의 ‘2026 소방 장비 통계집’에 따르면 전국 소방관이 사용하는 개인보호장비 6종 60만5936개 중 23만5926개(38.9%)가 정해진 사용 기한을 넘겼다. 개인보호장비 6종은 방화헬멧, 방화복, 보조마스크, 면체(공기호흡기에 연결해 착용하는 마스크), 용기, 등지게다.
지역별 격차는 크다. 전북 소방관들이 사용하는 개인보호장비의 65.1%는 이미 사용기한을 넘겼다. 세종은 52.0%로 절반을 웃돌았다. 최근 부천 금속 공장 화재로 소방관이 순직한 경기도 역시 49.3%에 달했다. 충북은 47.4%로 집계됐다.
반면 서울은 10.6%로 사용기한을 넘긴 개인보호장비가 가장 적다. 다음은 광주(11.3%), 경남(16.7%), 제주(22.0%) 순이다. 전국 평균은 38.9%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는 8월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면서 노후 소방차량 교체 등 주요 소방사업 예산 34억5000만원을 감액해 논란이 일고 있다. 경기도의회를 통과한 추경안에는 노후 소방차량 교체 예산 26억5000만원, 전문구급장비 보강 예산 4억원, 구조장비 보강 예산 3억원, 순직 소방공무원 추모 행사 예산 1억원을 줄이는 내용이 포함됐다. 소방장비통계집을 보면 경기도 구급장비는 42.4%, 소방차량은 4.3%가 사용기한을 넘긴 상태다.
문제는 지방에 크게 의존하는 재정 구조에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올해 도의 소방재원 1조5655억원 가운데 지방 부담은 89.3%에 달하는 반면 중앙정부 재원은 10.7%에 그쳤다. 도는 정부의 소방인력 증원 계획과 보수인상률을 반영할 경우 소방인력 인건비가 2027년 1조2275억원에서 2030년 1조4673억원으로 19.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이제는 국가가 소방관들의 생명과 안전도 책임지고 지켜야 한다”며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