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을 명동 다음으로, 명동에 버금가게 많은 분들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김길성 서울 중구청장은 지난 14일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26 정동야행’을 소개하며 “정동이 플랫폼이 돼 북창동으로, 남대문으로, 소공동으로 사람들이 이동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동 일대의 근현대 문화유산에 빛을 입혀 밤에도 걷고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가꾸겠다는 구상이다. 개방·공연과 해설 투어, 역사 체험, 거리 공연, 야간 경관, 먹거리, 예술 장터 등 일곱 가지 주제로 정동 곳곳을 채운다.
올해 정동야행은 30일과 31일 덕수궁과 정동 일대에서 ‘정동, 새로운 빛을 입다’를 주제로 열린다. 30일은 오후 6~10시, 31일은 오후 2~10시 운영한다. 김 구청장은 “올해 정동야행의 주제는 ‘빛’”이라며 “환한 대낮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밤에도 고즈넉한 정동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설명했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봄에 열었던 축제도 올해부터 가을로 개최 시기를 옮겼다.
이번 정동야행에는 서울시립미술관을 비롯한 역사문화기관 34곳이 참여한다. 평소 운영 시간에 맞춰 찾기 어려웠던 미술관과 박물관, 종교 시설 등을 밤에 둘러볼 수 있다.
축제 기간 정동 곳곳에서 다양한 공연과 체험이 이어진다. 개막 공연은 30일 오후 6시30분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열린다. 팝페라 그룹 포엣의 무대를 시작으로 지휘자 백윤학과 이음오케스트라가 클래식 연주를 선보인다. 국립정동극장, 배재학당역사박물관 등 덕수궁 밖에서도 마술·팝페라 공연, 김소월의 ‘진달래꽃’을 소재로 한 미디어 파사드 ‘정동연회’ 상영 등을 즐길 수 있다.
문화해설사와 주요 역사문화공간을 걸으며 정동의 외교와 종교, 교육 등 근대사 흔적을 살펴보는 ‘다 같이 돌자 정동 한바퀴’도 마련했다. 스탬프 투어에서는 도장 12개 이상을 모으면 기념품을 받을 수 있다. 돌담길에서는 버스킹과 체험을 즐기고, 정동의 대표 건축물을 네온빛으로 재현한 포토존에서 추억을 남길 수 있다.
출출한 배를 달래줄 먹거리도 준비했다. 지난해 방문객 만족도 조사에서 나온 의견을 반영해 정동공원에 먹거리 존을 만든다. 김 구청장은 “축제하면 먹거리가 좀 필요한데 지난해까지는 그게 좀 부족했다”며 “올해는 먹거리존을 따로 만들어 풍성하게 해 보려고 한다”고 부연했다. 축제 기간에는 정동 일대 음식점 20곳이 할인 이벤트에 참여한다. 정동길에는 지역 상인과 소상공인이 공예품과 디자인 상품 등을 선보이는 ‘달빛장터’가 들어선다.
구는 축제에서 선보인 정동 밤의 매력을 일상으로 넓힐 계획이다. 정동제일교회와 중명전, 구 러시아공사관 등 19개 역사문화시설과 가로 공간을 대상으로 야간 경관 개선을 추진한다. 이번 축제에선 발광다이오드(LED) 패널로 앞으로 달라질 정동의 밤을 미리 만나볼 수 있다.
김 구청장은 “정동 밤의 매력을 가득 살려 볼거리와 먹거리, 즐길 거리를 풍성히 준비했으니 가을밤 정동을 거닐며 추억을 쌓아 보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