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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소나무 타죽는데… 방제 예산 ‘제자리’

올 재선충병 피해목 177만 그루
전년比 19% ↑, 방제량은 16% ↓
37%가 미방제… 1년새 4배 늘어
전담인력 시·군·구 0.87명 불과
“국가 책임 방제체계 구축해야”

소나무재선충병이 전국으로 확산하면서 감염목이 급증했지만 전체 감염목의 37.3%가 방제되지 않은 채 산림에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방제율은 1년 만에 26.7%포인트 떨어졌지만 산림청 예산은 사실상 동결됐고, 감염목 대부분을 관리하는 지방자치단체는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방제 시기를 놓친 감염목이 추가 확산의 불씨가 될 수 있는 만큼 국가 차원의 예산·인력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산림청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집계된 소나무재선충병 감염목 177만2985그루 중 방제된 나무는 111만1472그루(62.7%)이다. 나머지 66만1513그루(37.3%)는 방제되지 못했다. 감염목 발생량은 전년(148만6000그루)보다 19.3% 늘었지만 방제량은 오히려 16.4%(21만7528그루)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방제율은 지난해 89.4%에서 올해 62.7%로 급락했고, 미방제 감염목은 1년 만에 4.2배가량 불어났다.

전체 방제 실적이 증가했다는 산림청의 설명과 달리 감염목 방제는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순 고사목 처리량이 늘었을 뿐 확산 방지의 핵심인 감염목 방제 물량은 전년보다 21만그루 이상 줄었다. 감염목은 2024년 약 89만그루에서 지난해 약 148만그루로 65.3%(약 59만그루) 급증했지만 방제 수요 증가에 걸맞은 예산 확대는 이뤄지지 않았다.

산림청의 올해 국비 본예산은 1008억4100만원이다. 지난해(1007억9000만원)보다 5100만원(0.05%) 느는 데 그쳤다. 예방 나무주사와 수종 전환 등 주요 방제 사업 예산도 증액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목 발생 규모가 커지는 상황에서 사실상 지난해 수준의 예산으로 방제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셈이다.

방제 공백은 지자체 관리 산림에서 두드러졌다. 올해 전체 감염목의 97.8%인 173만4013그루가 지자체 관리 산림에 집중됐지만 방제율은 61.9%에 머물렀다. 산림청 직할 산림의 방제율 99.9%와 비교하면 38.0%포인트 낮다.

현장 인력 부족도 문제다. 윤 의원은 “시·군·구의 산림 병해충 전담 인력이 평균 0.87명에 불과해 급증하는 방제 수요를 지방정부의 자체 역량만으로 감당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감염목을 제때 제거하지 못하면 매개충을 통해 인근 소나무로 병이 퍼질 수 있어 적기 방제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윤 의원은 “올해 방제하지 못한 감염목 66만그루는 내년 산림을 초토화할 시한폭탄이 될 수 있다”며 “산림청은 예산을 대폭 확충하고 전담 인력이 부족한 지자체에 예비비와 전문 인력을 투입해 국가 책임 방제 체계를 확립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