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는 어제 “우리의 정당한 조치를 빌미로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단호히 응징할 것”이라고 북측에 경고했다. 그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총무부장의 담화에 대한 반박 차원이다. 김 부장은 군사분계선(MDL) 침범에 대응한 우리 군의 경고방송과 경고사격 등 교전수칙에 근거한 조치에 반발하며 군사력 증강 배치와 대남 확성기 방송의 재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고를 야기한 북한군의 MDL 침범을 막고 병력을 퇴거시키기 위한 정당한 방어적 조치만 취했을 뿐이다. 그런데도 북한이 트집을 잡아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건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북한의 이런 행태는 앞으로 MDL 일대에서 발생할 수도 있는 우발적 충돌의 책임을 남측에 떠넘기려는 ‘명분 쌓기용’일 수도 있다. 충돌은 피하는 게 상책이지만, 북한이 MDL 침범 등 또다시 정전협정을 위반한다면 원칙과 기준에 따라 일관되고 단호하게 대응함이 옳다. 대북 경계태세를 더욱 확고히 해야 하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어제 국방부 당국자는 북한의 대남 확성기 방송 재개 검토에 “모든 수단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재개한다고 하면 그때는 비례적 대응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어제 국회 국방위원회의 해군·해병대 국정감사에선 상대의 선의에 기댄 일방적인 대북정책이 북한의 오만함을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새겨들을 대목이다. 이번 정부는 출범 두 달도 안 돼 대북전단 살포 통제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및 확성기 철거, 대북 라디오·TV 방송 중단, 북한인권보고서 비공개 등 각종 유화책을 쏟아냈다. 그런데도 북한은 조롱과 멸시로 응답해 ‘대북 저자세’라는 비판까지 감수해야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그제 기자 간담회에서 북한 핵무기와 관련, “그것으로 실전을 치를 것인가. 최후의 방어 무기”라며 안이한 인식을 드러냈다가 야당으로부터 ‘북한 조선노동당 대변인’이라는 비아냥까지 들었다.
북한이 작년 6월부터 중단했던 대남 확성기 방송을 앞으로 재개한다면 우리도 대북 확성기는 물론이고 대북 라디오·TV 방송 등까지 동원해 마땅히 비례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북한도 이처럼 막무가내식 도발 위협을 그만두고 DMZ 지뢰 폭발사고에 대한 사과와 책임 있는 조치부터 강구해야 할 것이다. 우리 정부가 MDL 불일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제안한 대화에도 응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