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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적이라 썼는데… 플라스틱 도마 칼질에 ‘미세플라스틱 연 7000만 개’ 체내 유입 [헬스&라이프]

美 연구팀, 조리 중 칼날 마찰로 100㎛ 미만 미세 파편 음식물 흡착 규명
당근·육류 썰 때 마모량 증가… 칼자국 깊다면 6개월~1년 주기 교체 필수

가볍고 관리가 수월해 많은 가정에서 필수 주방용품으로 자리 잡은 ‘플라스틱 도마’를 보다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관리 수칙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목재 도마에 비해 물기가 잘 마르고 세균 번식 우려가 적어 대중적으로 쓰이고 있지만, 조리 중 반복되는 칼질 압력으로 도마 표면이 마모되면서 미세플라스틱이 음식물에 묻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주방 도마 위에서 신선한 채소를 손질하는 모습. 일상적인 조리 과정에서도 도마 소재와 표면 상태에 따라 미세 마모 입자가 발생할 수 있어 사용 습관 점검이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주방 도마 위에서 신선한 채소를 손질하는 모습. 일상적인 조리 과정에서도 도마 소재와 표면 상태에 따라 미세 마모 입자가 발생할 수 있어 사용 습관 점검이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노스다코타 주립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연구팀이 미국화학회(ACS) 학술지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 Technology)’에 게재한 연구에 따르면, 시중에서 흔히 쓰이는 폴리에틸렌(PE)이나 폴리프로필렌(PP) 소재 도마 위에서 식재료를 손질할 때 칼날 마찰로 인해 미세플라스틱 파편이 분리되어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의 노출량 모델링 분석 결과, 조리 빈도나 칼질 습관에 따라 차이는 있으나 일반적인 조리 환경에서 1인당 연간 수천만 개 수준의 미세플라스틱 입자에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맨 도마에서 칼질할 때보다 당근이나 육류처럼 단단하거나 질긴 식재료를 썰 때 도마에 가해지는 마찰 압력이 커져 파편 발생량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검출된 입자의 대부분은 크기가 100마이크로미터(㎛) 미만인 미세한 구형 파편으로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워 젖은 식재료 단면에 쉽게 흡착됐다.

 

다만 이러한 분석 결과가 플라스틱 도마의 즉각적인 위험성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연구진이 진행한 예비 세포 독성 시험에서도 폴리에틸렌 미세 입자가 마우스 세포의 단기(72시간) 생존율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 역시 즉각적인 독성보다는 음식물을 통해 장기간 반복적으로 체내에 유입될 수 있는 만큼, 주방 내 노출 빈도를 줄이기 위한 세심한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짚었다.

 

이에 따라 주방에서는 플라스틱 도마를 무조건 배제하기보다는 상태에 맞는 ‘주기적 교체’와 ‘소재 분리 사용’이 합리적인 대안으로 제시된다. 플라스틱 도마는 표면에 칼자국이 눈에 띄게 패이기 시작하면 틈새로 미세 파편 발생량이 늘어나고 음식물 찌꺼기가 끼기 쉬워지므로, 통상 6개월에서 1년 주기로 새 제품으로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

조직이 치밀하고 관리가 잘된 원목 도마. 생분해성 소재로 미세플라스틱 걱정이 없지만, 세척 후 물기를 제거하고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완전히 건조해야 위생을 유지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조직이 치밀하고 관리가 잘된 원목 도마. 생분해성 소재로 미세플라스틱 걱정이 없지만, 세척 후 물기를 제거하고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완전히 건조해야 위생을 유지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미세플라스틱 유입을 원천적으로 줄이고 싶다면 생분해성 천연 소재인 ‘나무 도마’를 병행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편백나무, 올리브나무, 엔드그레인(나이테형) 등 조직이 치밀한 하드우드 소재는 칼자국이 깊게 생기지 않아 안전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나무 도마는 습기에 취약하므로 식기세척기 사용을 피하고, 세척 후 통풍이 원활한 그늘에서 바짝 말려주는 관리가 필수적이다.

 

식기 위생 전문가들은 “어떤 소재의 도마를 쓰든 가장 기본은 교차 오염을 막기 위해 육류·생선용과 채소·과일용을 엄격히 구분하는 것”이라며 “플라스틱 도마의 편리함을 누리되, 칼자국이 심해지면 미련 없이 교체하고 설거지 후 물기를 완전히 말려 쓰는 위생 습관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세척을 마친 도마들을 전용 거치대에 세워 완전히 건조하는 모습. 도마 종류와 상관없이 물기를 신속히 말리고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습관이 주방 위생의 핵심이다. AI 생성 이미지
세척을 마친 도마들을 전용 거치대에 세워 완전히 건조하는 모습. 도마 종류와 상관없이 물기를 신속히 말리고 주기적으로 관리하는 습관이 주방 위생의 핵심이다. AI 생성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