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 호텔에서 60박. 롯데호텔 리워즈 최상위 등급 ‘다이아몬드’가 되기 위한 조건이다. 롯데호텔앤리조트가 지난 9월 멤버십을 개편하면서 신설한 등급이다.
지난 16일 저녁 제주 서귀포 롯데호텔 제주에 다이아몬드·플래티넘 회원을 포함한 리워즈 VIP 14팀이 갈라 디너 테이블에 둘러앉았다. 롯데호텔앤리조트가 우수 회원을 초청해 마련한 2박 3일 골프 행사의 첫날이었다.
올해 롯데호텔 앰배서더로 위촉된 최나연과 김하늘도 자리를 함께했다. 식사가 끝난 뒤 두 사람이 무대에 오르자 환호성이 터졌다. US여자오픈 챔피언과 KLPGA 2년 연속 상금왕을 눈앞에서 만난 회원들은 저마다 골프 고민을 쏟아냈다.
첫 질문은 ‘클럽’이었다. 클럽 피팅 때 꼭 체크해야 할 점을 묻자 김하늘은 자신에게 맞는 스펙부터 확인하라고 조언했다.
“남성분들이 생각보다 본인에게 맞는 스펙보다 강한 샤프트를 쓰고 계세요. ‘친구는 X(엑스트라 스티프, 매우 단단한) 쓰는데 내가 S(스티프, 단단한)를 쓸 순 없지’ 하는 식의 허세가 조금 보여요.”
테이블 곳곳에서 뜨끔한 웃음이 새어 나오자 김하늘이 덧붙였다.
“어려운 채, 비싼 채 말고 내가 편하게 칠 수 있는 채를 선택하세요. 그게 최고예요.”
최나연은 한발 더 나아가 “남성분들도 여성용 채를 한 번쯤 쳐 보라”고 권했다. PGA 투어 스타 닉 프라이스가 아내의 3번 우드로 오랫동안 선수 생활을 이어 갔다는 일화도 곁들였다.
“힘을 너무 주거나 엎어 치는 분들한테 여성 채를 쥐여 드리면 되게 부드럽게 치세요. ‘이렇게 쳐도 공이 뻥뻥 나가는구나’ 한번 느끼시면 강한 스펙으로는 못 돌아가실 거예요.”
이어 ‘벙커 탈출법’에 관한 질문이 나왔다. 최나연은 한숨부터 푹 쉬었다. 사람마다 스윙 습관이 달라 정답은 없다면서도 꼭 기억해야 할 것은 하나라고 했다. 바로 ‘V’다.
“공을 띄워 쳐야 하니까 많은 분들이 들어 치세요. 그런데 채가 가파르게 내려와 줘야 공은 더 높이 떠요. 내려오는 각도와 공이 뜨는 각도가 V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내려오는 각도가 완만할수록 공은 훨씬 더 낮게 갈 거예요.”
공을 높이 띄우려면 클럽을 더 가파르게 내리꽂아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비유 하나를 덧붙였다.
“공은 지상 1층에 있지만 클럽 헤드는 임팩트 때 더 지하로 내려가 줘야 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김하늘은 기술보다 경험을 강조했다. 특히 남편과 함께 라운드하는 여성 골퍼들에게 당부를 건넸다.
“남편분들이랑 치러 가면 ‘그냥 (벙커에서) 빼서 쳐’ 하시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러면 평생 경험을 못 해요. 한 번은 그냥 쳐 보시고, 도저히 안 되면 그때 빼서 치셔도 돼요.”
여성 회원들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두 챔피언의 애장품이 걸린 퀴즈 이벤트도 열렸다. 최나연은 직접 개발한 퍼팅 연습 도구 ‘퍼터핏’을, 김하늘은 소장용 클럽을 내놨다. 문제가 나오기 무섭게 여기저기서 손이 올라갔다.
골프 얘기만 오간 건 아니었다. 투어 시절 호텔에서 지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이 무엇인지 묻자 두 사람의 답은 똑같았다.
“침대요.”
최나연은 현역 시절 1년의 절반 넘게 호텔에서 지냈다. 투어 경비를 아끼기 위해 미국에선 3성급 숙소를 자주 이용했다.
“들어가면 침대 한쪽이 꺼져 있는 게 딱 보여요. 미국에는 덩치 큰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쪽을 피해서 자거나 가로로 잤어요.”
허리가 좋지 않았던 최나연은 결국 얇은 토퍼와 베개까지 직접 챙겨 다녔다.
오랜 기간 일본 투어에서 활약한 김하늘도 베개를 챙겨 다녔다. 일본 호텔의 좁은 객실이 문제였다.
“일본 비즈니스호텔은 정말 누워서 뭐든지 다 할 수 있어요. 손만 뻗으면 방문도 닫혀요. 그 정도로 좁아요.”
테이블마다 웃음이 터졌다. 꺼진 침대를 피해 가로로 눕고, 손만 뻗으면 문이 닫히는 방에서 버티던 두 사람은 이제 호텔이 모시는 앰배서더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