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사진 한 장으로 암 환자의 생존 위험을 예측하는 인공지능(AI) 도구가 개발됐다.
환자의 얼굴 특징을 분석해 사망 위험이 높은 환자를 가려내는 방식으로, 의료진의 치료 판단을 보조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제시됐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하버드대 의대 매스제너럴 브리검 암연구소의 레이먼드 맥 방사선종양학 전문의 연구팀은 얼굴 사진을 바탕으로 암 환자의 생존 위험을 평가하는 AI 모델을 개발했다. 연구 결과는 의학 학술지 ‘랜싯 디지털 헬스’에 발표됐다.
이 모델은 환자의 얼굴 사진을 분석해 개인별 위험 점수를 산출한다. 연구진은 점수가 높은 환자일수록 90일 이내에 사망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또 환자들을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분류했으며, 두 집단은 이후 실제 사망 위험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모델은 환자의 나이도 약 5년의 오차 범위로 추정했다. 연령과 인종, 성별, 암 종류가 다양한 환자 집단에서도 작동했으며, 네덜란드 암 환자 약 5000명으로 구성된 독립적인 집단을 통해 결과를 검증했다.
연구진은 AI가 얼굴의 모든 부분을 동일하게 평가하지 않는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알고리즘은 주로 콧등과 눈 바로 아래 부위의 특징을 분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공동교신저자인 맥 교수는 의사들이 환자의 외모를 통해 건강 상태를 파악하도록 훈련받지만, 임종을 앞둔 환자의 여명을 추정하는 데는 대체로 능숙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AI를 활용하면 얼굴 사진 한 장만으로도 생리적 예비력과 사망 위험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맥 교수는 이 도구가 의료진의 판단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의료 정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는 데 참고 자료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의사들이 임종을 앞둔 환자에게 과잉 치료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도구가 의료진에게 판단에 필요한 정보를 하나 더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 결과가 실제 임상 현장에서 유용하다는 점까지 입증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로스와프 보버 영국 서리대 영상 처리·머신러닝 담당 교수는 독립적인 환자 집단을 통해 결과를 검증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AI가 의사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정보를 포착하는지, 기존 평가에 더해 임상적으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지는 이번 연구에서 확인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보버 교수는 이번 연구가 방사선 치료를 받는 암 환자의 얼굴 특징과 생존율 사이에 통계적 연관성이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AI가 환자를 위험도에 따라 분류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다만 결과를 예측하는 것과 그 원인을 설명하는 것은 별개라고 강조했다.
특히 논문에서 사용한 ‘생물학적 나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봤다. AI가 실제 생물학적 노화 과정을 직접 측정하는 것이 아니라 얼굴 외양을 바탕으로 나이를 추정한다는 것이다.
암의 발견과 진단, 치료 과정에서 AI 활용은 확대되는 추세다. 의료 영상 판독을 통한 진단 보조부터 유전적 요인과 생활 습관을 분석한 암 발생 위험 예측까지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이번 연구 역시 AI를 활용해 환자의 상태를 평가하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지만, 실제 진료에 적용하려면 임상적 유용성과 한계를 추가로 검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